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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뺏긴 대학…난방비 걱정 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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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법정 수업 일수에 쫓기고 있는 대학들이 올 겨울방학을 없앤 채 개강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어 월동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각 대학 당국은 앞으로 강의가 내년 1, 2월까지 계속될 경우 난방비 초과 소요액이 적어도 1천만원을 넘게 되며 또한 난방 연료의 대종을 이루는 연탄·「마세크」탄 등의 구입이 어려워 제한 난방과 합반 수업이 불가피하다고 걱정하고 있다.
학원 사태와 관련, 휴강에 들어갔던 51개 대학 (6개교는 임시 방학)의 휴·개강 상황을 보면 지난달 30일을 고비로 대부분 문을 열어 2일 현재 전교 개강 37개교 (연세대·서강대는 임시 방학 종료)·부분 개강 8개교·전교 휴강 6개교 (4개교는 임시 방학 중).
이들 대학 중 서울대의 7개 단과대학을 비롯한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전국 20여개 대학은 올해 수업 일수가 이날 현재 법정 수업 일수 2백10일에서 약 40∼60일이 모자라는 1백50∼1백70일 정도 밖에 안돼 내년 1월말 또는 2월 중순까지 강의를 계속해야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서울대 등 국립대학과 성균관대·서강대 등 일부 사립대학을 제의한 대부분의 대학 당국들은 난방 연료를 확보하지 못해 내년 1, 2월의 강의실 난방이 막연하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경우 현재의 수업 일수가 1백55일로 법정 수업 일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내년 2월 중순까지 강의를 계속해야 하며 이에 따른 연료비 추가액은 1천5백여만원으로 추산. 17개관에 흩어져 있는 강의실 중 유류용 「보일러」 시설을 갖춘 6개관의 난방은 큰 걱정이 없으나 분탄 또는 연탄용 11개관은 연료 재고량이 1개월분 밖에 안되는데다 돈을 주고도 이상 더 구할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학교 당국은 최소한의 법정 수업 일수 1백80일이 채워지는 내년 1월4일까지 1개월 동안만 일단 강의를 계속할 계획으로 있다.
고려대의 경우도 수업 일수가 1백59일로 오는 16일에 개강하면 내년 2월26일까지 강의를 계속할 계획으로 있으며 이에 따른 난방비 추가액을 1천3백여만원으로 추산. 강의실 2백여개 중 대부분이 연탄용 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연탄 재고량은 10여일분 밖에 없어 최근 상공부에 연탄을 주문했으나 현재의 연탄 수급 사정으로는 대량 공급이 어렵다는 회신이 왔다는 것.
학교측은 많은 연탄용 난방 강의실을 한꺼번에 유류용으로 바꿀 수도 없고 기존 유류용 난방 강의실의 수도 워낙 적어 합반 수업마저 어렵다며 걱정했다.
이밖에 건국대와 이화여대 등 나머지 대학들도 마찬가지.
건국대의 경우 80여개 강의실의 난방을 지금까지 대·중탄 난로로 해왔으나 지난해 때다 남은 연탄 재고량은 1천여장 밖에 안 돼 학과별로 소형 석유난로 2개씩을 구입, 한 강의실에 2개씩 설치하여 합동 강의를 할 계획이며 이화여대의 경우 교수실과 기타 사무실 등을 한곳으로 합치는 등 연료 절약 임시 대책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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