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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부시, CIA 보고받은 직후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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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금 이 순간, 미국과 연합군은 이라크에 대한 무장해제를 시작했습니다."

19일 저녁(미국 동부시간) 전세계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개전 선언을 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얼굴에는 긴박감이 역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선언하는 의회 연설을 할 때는 좀 더 여유가 있었다. 그는 부인 로라 부시에게 눈길을 주기도 하는 등 전시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여유있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날은 달랐다. 부시 대통령은 개전 성명을 발표하는 5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2001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경직되고 긴장된 모습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최후통첩한 '48시간'시한이 지난 후 정확히 2시간15분 만에 전격적으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부시는 개전 선언 수시간 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중앙정보국(CIA)과 합참의 상세한 군사작전 보고를 들었다.

조지 테닛 CIA 국장은 "후세인이 아직 바그다드에 남아있다"고 보고했다. 직후 부시 대통령은 개전방침을 굳히고 전군에 작전명령을 내린 것으로 미 언론은 보도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전쟁 중의 하나를 개전(開戰)한 '19일 오후 10시15분'. 이는 부시 대통령의 정치생애 중 가장 고독한 결단의 순간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지적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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