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안현수 문제는 빙상계 책임 아닌 기성세대의 과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유진룡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7일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과 관련해 “안현수 선수의 문제는 빙상계의 파벌주의에 개인적인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빙상계에만 책임을 돌릴 수는 없는 성격”이라며 “정부가 전반적으로 관리책임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국회 평창겨울올림픽지원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체육계 담당자로서 책임을 느끼고 사과를 드린다. 굉장히 비통하게 생각하는 건 체육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기성세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유 장관은 “단순히 빙상연맹의 문제뿐만 아니라 (중요한 건) 체육계 전반에 만연돼 있는 파벌주의와 조직 사유화의 문제”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도자가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수가 진로선택을 했을 때 완전히 사장시키는 분위기가 거의 만연해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회의에선 한국 엘리트 체육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정부가 아마추어 선수를 지원·육성하고 생활을 책임지는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을 비판했다. 그는 “1차적인 책임은 특정 지도자·연맹·체육회에서 져야 되겠지만 궁극적으로 국가가 져야 한다 ” 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과거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의 구타사건 등을 언급한 뒤 “빙상판의 비리를 지도자와 연맹, 체육계와 정부가 한통속으로 묵인·방조하고 있다”며 “빙상판 도가니”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동익 의원도 “정부가 잘못했던 부분에는 침묵하면서 체육계의 고질적 비리로만 몰고 가는 행태는 발전 방향이 아니다”라며 “불공정한 제도를 묵인해놓고 전횡한다고 (사람을) 제거하면 체육계는 지도자가 실종된다”고 지적했다.

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