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터보 엔진 방식 담수 설비 '바닷물 식수화' 값 줄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 이날 경남 김해시 진례면의 ㈜삼정터빈이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 설비 시연회를 연다.

이 설비는 미국.일본.독일.프랑스.스위스 등 5개국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터보엔진의 가스 재압축 방식'을 적용한 국내 최초의 장비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등 국책 연구기관들이 개발 중이지만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 회사 정규옥(鄭奎玉.61)사장은 "20피트 컨테이너에 실을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운영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섬 식수난 해결에 최적"이라고 소개했다. 삼정은 연구비 10억원을 투자해 2년 만에 개발했다.

기존 담수화 장비는 바닷물을 끓인 뒤 수증기를 식혀 물로 만드는 증발법과 삼투압막이 염분을 제거하는 삼투압막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방법은 각각 열교환기.삼투압막 교체 등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번에 선보인 담수화 장비는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터보엔진 기술이 적용돼 소모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담수화 과정은 바닷물을 가열해 나온 수증기가 식으면 고속 터보 회전장치로 재압축해 온도를 다시 올려 재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식은 수증기를 담수로 빼낸다. 초기 가열할 때만 전기료가 들고 나중에는 재압축돼 107℃로 오른 수증기로 바닷물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전기료가 절약된다.

1t의 담수를 생산하는 비용이 이 회사 설비로는 1천5백원 밖에 들지 않지만 삼투압막식은 2천5백원, 증발식은 3만~4만원쯤 든다고 한다. 장비 가격도 3억원 선으로 다른 장비에 비해 저렴하다. 24t짜리 장비는 1백60명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어 우리나라 섬에 적당하다는 것이다.

鄭사장은 공고를 졸업한 뒤 터보엔진 연구에만 30년째 매달려온 전형적인 기술자다. 현대자동차에서 엔진 검사 및 시험 업무를 하다가 그만두고 1974년 부산에서 터보엔진 수리업체를 차린 뒤 78년 터보차저(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압축장치) 국산1호기를 개발한 이 분야의 권위자다.

김해=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bks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