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끄는 광섬유 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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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라크전으로 기름값이 오르면서 ㈜지론테크놀러지(사장 崔現徹.37)처럼 에너지 절약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시 첨단과학산업연구단지 내 광(光)산업 집적화단지에 있는 이 회사는 플라스틱 광섬유 불빛으로 글자나 이미지를 표현하는 첨단 간판을 직접 제작하고 부품.기술을 공급하는 벤처기업이다.

광섬유 간판은 하나의 고휘도(高輝度) 광원으로 수많은 광섬유를 발광시켜 전기료가 1㎡ 기준 월 3천5백원밖에 안든다. 형광등이나 네온을 이용한 간판의 전기료가 월 2만원 이상 드는 것과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이다.

광섬유 간판은 색조가 은은하면서 화려하고 광고 문양이 뚜렷하게 잘 보이는 데다 다양한 색감을 나타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광섬유가 반 영구적이어서 유지관리비도 적게 든다.

이 회사 구희조(具熙祚.37)기획이사는 "광섬유를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설치비가 비싼 게 흠이지만 수요가 늘어 양산체제가 되면 훨씬 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섬유 간판은 옥내에서 소형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던 것을 ㈜지론테크놀러지가 처음으로 옥외로 끌어내 대형 광고물 등에 적용했다.

이 회사는 1999년 12월 창업 후 옥외 시공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광섬유 불빛의 밀집으로 인한 그림자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광산업집적화단지에 사업장을 차려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가장 큰 실적은 KT의 경기.제주.광주.전북지역 사옥 CI 교체사업에 참여한 것.

광섬유 간판은 전북 남원시 관광단지 홍보 광고물과 전남 완도군 진입도로의 길이 22m, 폭 1.8m짜리 아치형 광고물에도 적용됐다.

KT 옥외 간판 공사에는 기술.부품만 공급하고, 여관 같은 일반 업소의 주문은 사양했는데도 지난해 하반기 중 7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崔사장은 "설치한 제품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올해 매출 목표를 30억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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