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특위협상 결렬|여 예산단독심의 결정|야 의원시위 벌이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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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이 개헌특위 구성 안에 대한 정일권 국회의장의 절충안을 거부함으로써 여야 협상이 결렬, 여당 측은 단독국회운영을, 야당은 원외투쟁방침을 각각 굳혔다. 여야는 협상창구를 열어놓고는 있으나 서로의 기본입장이 크게달라 연말정국은 파란을 몰고 올 공산이 크다.

<신민 일부선 신중론>
신민당은 13일 하오 정무회의에서 정일권 국회의장이 제시한 절충안과 예산심의를 거부하고 원외투쟁을 벌이기로 했으며, 여당은 14일 공화·유정간부와 상임위원장회의를 열고 예산심의에 들어가기로 결정, 여당단독심의 시기는 신민당의 향후태도를 보고 정하기로 했다.
신민당은 1차 원외투쟁으로 15일 의원총회결의를 거쳐 의원시위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야대화는 계속키로 결정했다.
공화·유정회 간부와 상임위원장회의가 끝난 뒤 공화당의 이해원 대변인은『신민당이 정무회의에서 여당과의 대화를 계속한다는 여운을 남겨놓고 있으나 김영삼 총재가 회견에서 원외투쟁을 선언한 것으로 미루어 대화계속에 대한 진실성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여당은 국회의장단의 거중조정기간에만 단독 국회운영을 유보키로 했던 앞서의 결정에 따라 예산심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민당 정무회담에서는 정의장의 절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는 정무위원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했으나 앞으로의 대책을 둘러싸고 「9대 국회가 끝난 것으로 판단, 즉시 강경한 원외투쟁에 들어가자』는 강경 주장과『개헌투쟁은 지속적이어야 하므로 원내활동을 하면서 단계적으로 투쟁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 격론을 벌였다.
회의에서는 예산심의 거부가 끝나는 12월 2일 이후까지 의안심의를 거부하느냐의 여부와 의원직사퇴 문제에까지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고 이택돈 대변인이 전했다.
김영삼 총재는 『신민당은 의석의 3분의 1도 못되는 소수당이나 자포자기를 해선 안된다』고 말하고『국가적 염원의 문제인 개헌에 관한 한 협상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당원과 국민의 희생은 최소한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이대변인은『대화의 통로를 열어놓기로 함으로써 원내투쟁의 소지는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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