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동의 문협 이사장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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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5년1월로 다가온 문인협회 임원개선을 앞두고 문단은 비교적 조용한 가운데 대충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73년3월 총회에서 신고 끝에 김동리씨를 물리치고 새 이사장에 선출된 조연현 씨가 연임을 위해 재 출마할 것은 기정 사실화하고 있으나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동리씨가 다시 선거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역시 본인은 의사표시를 않고 있는 가운데 박목월씨가 유력한 후보자로 부각되고 있다.
만약 내년1월에 열릴 총회에서 조·김·박씨의 3파전이 벌어진 경우 1천1백여 명의 회원을 가지고있는 문협의 표 분산은 73년3월의 총회 때 보다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띨 것 같다. 비록 지난 2년 동안 이들 세 사람이 보였던 괄목할 만한 문단활동이 이사장 선거를 위한 목표 활동은 아니었다해도 추종문인들의 이들에 대한 지지강도를 한결 굳게 했기 때문이다.
즉 조씨는 문협과 『현대문학』 『월간문학』등 문학지를 통해 작년보다 l백여 명이 불어난 1천l백여 명의 문인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작전을 펴왔으며, 이사장자리서 물러난 후『한국문학』지를 창간한 김동리씨는 문학상제정, 여러 차례에 걸친 지방 순회문학강연 등으로 문단에 대한「이미지」를 새롭게 해왔다. 한편 박목월씨도 한국 시인협회회장으로서 월간시집 『심상』 의 발행인으로서 주로 시단을 중심으로 지지세력의 폭을 넓혀왔다.
이사장선출에 있어서 선의의 경쟁은 필요한 것이지만 박목월씨가 말하는 대로 『과거와 같은 타락된 선거열풍은 지양돼야 하며 그에 앞서 문인들 자신이 자각으로써 그러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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