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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농구] 명승부 되돌아보기 (5)

중앙일보

입력

역대 토너먼트 명승부 열전 - 5

■ 듀크대학 (1998~99시즌)

당시 듀크대학은 4학년부터 1학년 신입생까지 그야말로 스타군단으로 구성되었다.

4학년으로는 트라잔 랭던과 크리스 캐러웰, 2학년으로는 엘튼 브랜드와 숀 베티어, 1학년으로는 코리 메거티와 윌리엄 에이브리.

이들은 브랜드를 축으로 랭던, 캐러웰이 2번 포지션에 베티어가 3번 포지션에 위치했고 제이슨 윌리엄스는 아직 입학하기전이라 그들의 백코트는 윌리엄 애이브리가 맡았다. 다재다능한 선수였던 매커티 역시 벤치에서 이들을 지원했다.

이들은 이후 참가한 NBA 드래프트에서 시일은 달랐지만 모두 지명 받았으며 캐러웰을 제외하고 모두 현재 NBA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들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이들을 두고 90~91, 91~92시즌 NCAA 토너먼트 2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맴버 - 크리스챤 레이트너, 그랜트 힐, 바비 헐리가 주축이 되었던 - 들보다 더 강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러한 주위의 평가는 정규시즌에 들어 현실로 증명되었다.

듀크대학은 시즌 초반 신시내티대학에게만 패했을 뿐 연승행진을 이어나갔고 특히, 소속컨퍼런스인 ACC 팀들에게는 단 한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았다.

성공적인 정규시즌을 마치고 토너먼트를 치룬 이들은 준결승까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준결승 상대는 마틴 클리브스와 모리스 페터슨이 이끈 미시건주립대학.

예상과는 달리 다소 힘든 경기 끝에 듀크대학은 미시건주립대의 추격을 잘 뿌리치며 결승에 진출했고 이들은 커네티컷대학과 우승을 다투게 되었다.

리차드 헤밀턴과 칼리드 엘 아민을 주축으로 한 커네티컷의 공세는 대단했다.

골밑에서는 비록 듀크의 브랜드에 밀렸지만 엘 아민의 경기 조율 능력과 헤밀튼의 득점력은 커네티컷에게 점점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당시 듀크는 이상하게도 야투가 잘 들어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커네티컷의 야투율 52.5%에 비해 듀크는 41.1%에 그쳤다.

경기 막판 듀크대의 감독 마이크 크루제프스키는 랭던에게 공격을 맡기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결정적인 패배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랭던의 점프슛이 트레블링으로 선언되고 뒤이어 연달아 던진 3점 슛이 모두 림을 벗어나고 만 것.

결국 막판 3번의 공격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린 듀크대학은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랭던은 "정말 실망했었다. 그 경기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까지 당시처럼 완멱한 팀을 구성해서 경기에 임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결국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고 말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당시 맴버들의 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2년뒤 후배들에게 의해 이루어졌고 랭던, 브랜드, 마게티, 에이브리는 모두 프로행을 선언하며 학교를 떠났다.

우승을 차지했던 커네티컷의 강력했던 수비도 인상 깊었지만 정규시즌과 토너먼트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듀크대학이야말로 챔피언 팀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신시내티대학 (1999~2000시즌)

최근 들어 NCAA 토너먼트 16강에 올랐던 팀들 중에서 가장 강력했던 학교를 들자면 99~00시즌의 신시내티를 빼놓을 수 없다.

4학년으로 만개한 기량을 뽐내던 키넌 마틴과 피트 미카엘, 2학년이던 스티브 로건 그리고 신입생 듀오 더마 존슨, 케니 새터필드로 이루어진 라인업은 명장 밥 허긴스의 지휘 아래 정규시즌부터 각 언론사에서 실시한 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들의 우승을 견줄만한 나머지 학교들의 전력이 그리 신통치 않다는 평가 아래 신시내티는 토너먼트 우승에 대해 기대를 품었다.

소속 컨퍼런스였던 '컨퍼런스 USA'에서 무패행진을 벌이며 에이스이던 마틴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며 경사를 맞이하며 토너먼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토너먼트가 개최되면서 상대팀 세인트루이스대학을 맞아 신시내티는 최악의 불운에 접하고 말았다.

마틴이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고 그는 시즌을 접게 된 것이었다. 에이스를 잃어버린 불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리더가 빠진 신시내티를 맞아 세인트루이스는 후반 들어 집중 공략에 성공, 결국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일으키고 말았다.

현재 NBA의 뉴저지 네츠에서 뛰고 있는 마틴은 "당시 정말 실망했다. 나의 부상 때문에 팀이 토너먼트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이 정말 싫었고 드래프트를 3개월 앞두고 입은 부상이었기에 무척 신경이 쓰였다"며 당시를 회고하기도.

마틴은 3개월 뒤에 열린 2000년 NBA 드래프트에 참가, 결국 1라운드 1순위 지명의 영광을 차지했다.

비록 토너먼트 1회전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어 탈락하고만 신시내티였지만 이들이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경기내용은 그 해의 챔피언 팀인 미시건주립대와 비교해봐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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