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TV 매일 연속사극 『인목대비』를 시작하면서 김재형(연출가·TBC TV 제작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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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텔리비젼·드라머」특히 사극에 대한 일반의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여인 5백년「시리즈」제2화『윤지경』을 대과없이 마치고 제3화로 새 매일 연속사극『인목대비』제작을 시작하면서 새삼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텔리비젼·드라머」의 한국적 토착화 내지는 정립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늘 의심하면서도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아직 많은 문젯점을 지닌 채 사극을 제작하면서 더욱 많은 벽에 부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각오하고『인목대비』의 제작에 착수하게 된 것은 이「드라머」를 통해 제작자로서는 갖은 인고를 의지로써 딛고 일어서는 이조시대의 여인상을 꼭 부각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전래되어 오는 세 편의 궁중소설 가운데에서도 백미편으로서 궁중소설을 완전 TV「드라머」화 하는데 의욕을 지니고 연출할 수 있는 작품이며, 계축일기를 바탕으로 한 바로 실록의 재현이라는데 연출가로서 크게 매력을 지닐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드라머」의 기획에 착수한 것은 2년반 전으로서 당시 가장 고심했던 것은「타이를·롤」, 인목대비 역을 누구에게 맡겨 구체화하느냐가 큰 문제였다. 많은 배우나「탤런트」가운데서도 윤정희양이 인목대비를 근사치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역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녀가 지닌「마스크」의 개성이나 연기 역량이 능히 인고를 딛고 일어선 인목대비의「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다행히 윤양이 TV출연도 연기 수업의 연장이라는 생각으로 불란서 유학을 일단 중단하고 출연에 쾌히 응한 것은 약 1년에 걸쳐 방영될 이 대하「드라머」에 밝은 빛을 던져 주었다. 윤양 이외의「캐스팅」에 있어서도 연극·영화·「라디오」의 연기자들 가운데서 참신한 연기자들을 골라 기용, 화면에 생동감을 줄 계획이다.
『인목대비』가 우리나라 TV 사극의 한 전환점을 이루기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4가지에 역점을 두려 한다.
첫째는 고증을 더욱 충실히 한다는 것으로서 이를 위해 김동욱(연세대) 김용숙(숙명여대)교수, 황현근씨 등 전문가 3명으로 고증 자문 위원회를 구성했다.
둘째는 사실이라도 정서를 해치는 요인은 극중에서 삭제, 긍정적인 방향으로「포커스」를 맞춘다는 원칙을 세웠다.
세째는 사극에서「스튜디오」사정으로 할 수 없이「인서트」되어 오던 야외 녹화 내지는「필름」삽입을 본격적으로 도입해서 영상에「버라이어티」를 살리기로 한 것이 그것이다.
네번째는 제4벽만 헤치고 영상을 구축하던「세트」를 지양하고 60도를 다 영상화 할 수 있는 입체감 있는 화면 구성을 도움하는「세트」를 세워 영상의 다양화를 꾀한다.
또한, 지금까지 TV「드라머」를 외면한 분들의 시선을 TV화면에 돌리도록 하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결심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최루적이고 말초적 재미를 떠난 본격적 재미를 갖는 감동적인 정통사극이 정립될 것이라 확신한다.
아뭏든 이 모든 것이 시청자의 성원과 충언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끝으로 작가와「탤런트」·기술·미술·「카메라」·「스탭」과 더불어 정통사극의 정립을 위해 정성을 다하여 인목대비 제작에 혼신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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