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아파트「샐러리맨」아득한 월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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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유·「벙커」C유 등 난방용 유류값이 크게 올라「보일러」시설을 갖춘「아파트」와 주택의 난방비가 올 겨울에는 지난해보다 2배나 더 들게됐다. 난방용 유류값은 25일 현재 지난해 이때보다 70∼3백%까지 뛰었으나 한 겨울에 들면 기름 값과 함께 난방비가 더 오를 추세.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도 빠듯이 월동할 수 있었던「아파트」의 중산층 봉급생활자들은 2배나 껑충 뛴 관리비 때문에 올 겨울을 지낼 준비가 맨손 태세. 난방용 유류인「벙커」C유 값은 지난해 10월까지「드럼」당 2천1백74원이던 것이 25일 현재 6천6백16원으로 3배 이상이 올랐다.
경유 값도 지난해 10월의「드럼」당 5천8백50원에서 올해는 1만1천1백원으로 2배나 뛰었다.
이에 따라 중앙난방식「보일러」시설을 갖춘「아파트」의 난방비가 지난해 10월까지 월 7, 8천원이던 것이 요즘에는 최하 1만2천원대로 올랐다.
이 때문에 24평짜리 중산층「아파트」의 경우 온수료·수도료·전기료·인건비 등까지 합한 관리비는 월2만원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한 겨울이 되면 난방비의 증가로 한 달 평균 2만5천원이나 들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대부분의「아파트」에서는 한 겨울철이면 전기난로·「히터」등 보조 난방기구를 써야 하나 전기료마저 지난해에 비해 30%나 올라 힘겹게 됐다.
한 달에 8만6천원의 봉급을 받는 이형일씨(36·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강마을아파트·4인 가족·24평)의 경우 지난겨울 난방비를 포함한「아파트」관리비는 한 달에 ▲온수료 1백20원, 전기료 1천8백원, 수도료 1백90원 인건비 및 유류대 1만6천원 등 1만8천1백10원을 냈으나 지난 9월말에는 겨울철이 아닌데도 온수료가 2배나 오른 3백60원이 나왔고 전기료는 2천40원, 유류대는 지난해 한 겨울 때와 비슷하게 나왔다.
이씨는 지난해 겨울까지는 자신의 봉급으로 적자 없이 빠듯하게「아파트」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었지만 올해는 관리비가 봉급의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생활이 어렵게 됐다고 걱정했다.
서울 종로구 이화동 중산층「아파트」가동 204호 이성우씨(46)는 작년에는 한겨울에 하루 3∼4회의「스팀」을 넣어주어 2인용 전기장판을 쓰면서 월1만5천원 정도의 난방비를 물었으나 금년 겨울에는 2만5천원 이상을 예상한다고 했다.
이씨는 또 한달 전만 해도「벙커」C유의 외상구입이 가능했으나 요즈음에는 선금을 내도 구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 민영「아파트」(22평)의 경우 날씨가 그리 춥지 않은 요즈음 한달 순난방비가 7천3백원으로 지난해의 3천9백원보다 배 가까이 올랐지만 한 겨울이 되면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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