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산지쌀값…비료값은 오르고…이중고 겪는 가을 농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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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햅쌀 출하시기에 정부의 추곡수매 가격이 제때 매겨지지 않고 일반미 유통만 못하게 단속함으로써 중간상의 농간만 성행. 산지쌀값이 낮은데 비해 오히려 유통과정에서 도시쌀값만 오르고 있다. 또 보리갈이 밑거름이 굴리지 않아 파종을 제때 못하는 등 가을 농촌에 이중 파동이 인다. 수매가 인상설과 잇단 세계식량 위기설 속에 이 같은 쌀값불안정 및 보리갈이 부진은 식량불안으로 번질 전망마저 보이고 있다.
쌀 수확기를 맞아 쌀 생산농민들은 올 수매가격이 적어도 작년보다 40∼50%는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사 전국취재망을 통해 본 농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올 추곡수매가격 적정선은 80㎏ 가마당 평균1만7천원(49·4%인상)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근거는 ⓛ비료값이 30%인상했고 ②농약 값은 29·5% 오른데다 올해는 비가 잦아 병충해가 극심, 예년보다 농약을 2∼3배 더 뿌려야 했으며 ③농촌 일손 부족에 따른 노임이 50%나 올랐기 때문에 80㎏ 가마당 1만7천원에 수매해야 겨우 생산비를 「커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수매가격 결정을 앞두고 정부의 일반미 유통단속이 다시 강화되자 산지 쌀값은 약간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자 값은 오히려 계속 비싸지고 있어 중간상의 폭리만 조장시키고 있다.
22일 현재 산지 쌀값은 80㎏ 가마당 1만5천원∼l만6천5백원.
그러나 소비자 값은 대부분의 소매상이 단속 강화에 따른 위험부담까지 포함시킴으로써 일부·지방에서는 최근 2만원선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일반미 유통 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매가격 결정을 늦추고 있는 것은 산지 사정과는 정반대로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이며 따라서 수매 값 조기결정 및 유통정상화 대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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