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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귀화 갈림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본 귀화 설이 나도는 가운데 9일 귀국한 장훈 선수는 "일본 귀화를 어떻게 해야할지 나 자신 인생의 갈림길에 섰으며 현재의 심정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고 솔직하게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갖은 핍박과 중상 속에서도 귀화를 거절해온 장훈은 "이제는 일본 귀화가 어쩔 수 없는 막다른 길에 도착했다" 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장훈은 그가 한국인으로 야구를 하는 동안 일본인은 물론 재일 교포로 일본에 귀화한 사람들까지 핍박이 절정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귀화를 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가 되고 말아 한국에서 여론을 듣고 결정하려고 왔다는 것이다. 그는 「롯데」 감독인 한국계인 「가네다」 (김전정일)가 작년 「롯데」-「닛다꾸」와의 경기 때 자기가 때린 「홈·런」 2개로 「롯데」가 우승을 놓친 때부터 비방이 극난 해졌다는 것이다. 「가네다」 감독의 비방과 중상은 자기에게는 큰 「쇼크」였으며 고통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 일본 「프로」야구 7년 수위 타자라는 신기록을 수립한 장훈은 조국과 생활이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자들에게 자기의 귀화 문제에 대해 신문사에 투고가 들어오면 알려달라고까지 말하고 누구든지 자기 신상 문제에 대해 토론해준다면 만날 용의가 있다고 거듭 말하고있다.
장훈은 소속 「팀」인 일본 「햄」에서 「트레이드」하려한다는 일부 일본 신문의 보도는 모두 악의 찬 중상 기사이며 더구나 금년 수위 타자를 노려 4 「게임」에 고의적으로 결장까지 했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매스컴」에서 조작, 비난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도 모두 자기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받는 중상이며 이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심정을 토로하고 싶어 한국에 있는 「팬」들과 얘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훈은 자기를 「요미우리·자이언츠」 에서 내년도 감독이 확실한 「나가시마」가 「트레이드」 하겠다는 요구를 받은바 있지만 일본 귀화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며 그런 조건이라면 야구를 차라리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장훈은 일본 귀화 문제를 12월말까지는 귀결지어야 된다며 자기가 야구를 할 때면 일본 곳곳에 있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고무신을 신고와 일본인을 압도하는 자기를 성원하던 민족애를 생각하면 괴로운 심경을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60만 재일 교포의 정신적 지주로 활약해온 장훈이 과연 일본에 귀화할 것인가.
지금 장훈 자신도 갈림길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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