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무기화를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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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구주 각국=외신종합】미국의 곡물 금수조치는 석유이상의 강력한 식량무기화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각처에서 착잡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식량 무기화 논의 근거는 미국의 금년 농산물작황이 소맥만 작년보다 5% 증수될 뿐 옥수수·대두가 10%이상씩 감수되고 캐나다의 소맥도 작년보다 감수될 것이 확실해진 가운데 소련·중공이 곡물을 대량 구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세계각처의 표정이다.

<버츠 농무 실책 자인>
▲얼·버츠 미 농무장관은 7일 미국의 식량공급 사정이 여유가 없는 이 때 소련으로 하여금 5억 달러 어치의 막대한 양의 옥수수와 밀을 미국에 발주하도록 유도한데 있어서 자기가 부분적인 잘못이었음을 시인했다.

<런던 곡물시장 혼란>
▲ 런던 곡물시장은 미국이 지난 4일 밤늦게 3백만t의 곡물 대소 수출을 중지하자 일시 혼란에 빠졌으며 7일에는 시세를 결정하지 못했다.
런던 곡물 시장업자들은 수입한 소맥이나 옥수수의 시세를 공고하지 않았다. 런던 시장업자들은 앞으로 2, 3일이 더 지나야 정상적인 시세형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소 계 악화될 듯 타스통신, 미국 비난>
▲미국과 소련관계는 포드 미대통령이 6일 대소 곡물 판매계약을 취소한 것을 계기로 닉슨 전대통령의 화해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포드 대통령의 약속에 대해 7일 소련 측의 우려하는 징후가 중대함에 따라 새로운 시련기에 접어든 것 같다.
이 같은 징후는 소련관영 타스통신이 현재 워싱턴에서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는 중앙정보국(CIA)의 비밀활동과 대외원조법안 등 일련의 사태를 포드 대통령과 관련시켜 사설을 쓴 것을 비롯, 소련 언론계에 갑자기 미국을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온 데 있다.

<개도국서 참사 연발 fao 경고>
아데케·뵈르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사무총장은 7일 식량부족이 인도를 비롯한 일부개발도상국가에서 대규모 인간참사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뵈르마 총장은 스위스에서 개최중인 FAO 유럽지역총회에서 연설을 통해 전제적으로 세계식량 공급상태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악화됐고 금년의 세계식량생산은 확실히 하락할 것이라고 말하고 금년이나 내년에 세계에서 중대한 식량긴급조치가 없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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