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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지원생 격감-애태우는 미국 대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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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대학들은 7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격한 대학 입학 지원자의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몹시 애들을 먹고 있다. 이같은 대학 입학지원자의 감소 추세는 60년대까지 확장 일로를 치닫던 기존대학들의 시설과 교수진의 축소를 강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미국의 대학생수는 1950년∼70년까지 20년 동안에 3배로 늘어났고 대학은 홍수처럼 밀려드는 입학지원자들을 받아들이기에 즐거운 비오을 올렸었다. 학교 시설은 날로 확장됐고 운영비도 20년 동안에 9배나 증가했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주로 전후의 「베이비·붐」과 고교졸업생들의 진학열 때문이었다.
그러나 매년 증가하던 대학 진학 희망자의 상승곡선은 70년부터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현재 고교졸업반 학생 수는 70년도보다는 약33만명이 더 많기는 하다. 그러나 최근 부쩍 일기시작한 「진학부원」풍조로 이들 고교졸업예정자들은 대학 진학을 원치 않는다.
그러니까 미국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쩔쩔매게 된 것은 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가족계획으로 인한 자연적인 교육인구의 감소와 이미 만연된 대학 진학 부원 풍조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73년도 대학 입학자수는 70년도보다도 훨씬 적으며 74년도에는 입학정원에 약15만명이 미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미국에서는 18세까지 고등학교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하는 것조차도 어렵게 돼가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의무교육을 중학교까지로 내리자는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인구의 감소 때문에 제1차로 타격을 입은 것은 교사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많은 미국의 사범 대학들이다. 최근까지 미국 대학 졸업생의 3분의1이(여자는 2분의1이)교사로서 직장생활을 출발했다. 이제는 국민학교와 중·고교의 학생수가 매년 줄어들어 한해에 22만명씩 신규 채용되던 교사가 17만5천명으로 감소됐다. 그래서 현재 각 대학의 사대는 입학 정원을 재조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운명은 마찬가지로 문리대와 대학원에도 같이 닥쳐오고 있다. 미국 교육협회 부회장인 「앨렁·카터」씨는 1980년대에는 대학에서 교수로 채용할 박사학위 소지자의 수요는 「제로」이하의 전무 상태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70년초 교육 행정 당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안 대학이 47만5천명에게 박사 학위를 수여하도록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로는 35만명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 몇몇 대학에서는 대학원 입학정원을 대폭 줄였다. 「컬럼비아」대학의 경우 69년 1천1백명이던 신입생 정원을 올 가을에는 7백50명으로 줄였다.
현재 규모의 대학 교육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거나 입학지원자의 감소에 비례해서 고교성적이 불량한 학생들에게도 문호를 대폭 개방하면서 신입생 모집 정원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1의 대안인 등록금 인상은 현재 연2천∼3천「달러」의 등록금을 더 올린다면 중산층의 학부모들로서는 감당할 수 없게돼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2의 대안은 대학교육의 질을 저하시키고 학점 「인플레」현상을 빛을 염려는 있지만 전자보다는 실현성이 있다. 업체나 정부기관의 취업에 학위가 있어야 되도록 제도화하고 학교당국이 학점을 마구 주지 않도록 하는 등의 원칙을 세워 철저히 지켜나간다면 제2의 대안은 현 대학 교육의 사경을 타개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될지도 모른다. <미 포춘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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