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된 소포폭발…2명 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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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6일 하오 6시10분쯤 서울 영등포구 화곡동324의16 유일보온병주식회사(대표 여창녹·38) 상무 안낙문씨(36) 앞으로 배달된 책 크기 만한 소포가 폭발, 이 회사 포장공 유영호씨(28)와 김배기군(18)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소포의 발신인은 청주시 북문로1가66의2 김성수로 되어있었다.
「하드롱」지로 포장 된 이 소포는 이날 하오 5시55분쯤 화곡우체국 집배원 김영석씨(28) 에 의해 배달됐는데 안씨가 포장지를 뜯자 고약한 냄새가 나 상무실 앞에서 일하던 유씨 등을 시켜 버리도록 했다. 유씨 등은 소포 속에서 이상한 화약냄새가 풍겨 책「케이스」에 싸인 소포를 들여다보는 순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소포가 폭발, 소포를 들고있던 유씨와 옆에 있던 김군이 변을 당했다.
유씨는 왼쪽 팔이 잘리고 김군은 얼굴 등을 다쳐 한강성심병원서 응급가료중이나 유씨는 생명이 위독하다.
이 소포는 폭발하면서 노란연기가 10m놀이로 치솟았으며 1km떨어진 곳까지 폭음이 들렸다.
소포는 무게가 1천1백g으로 가로22cm·세로16cm 폭3·5cm 「루소」작 「에밀」의 책「케이스」로 되어있었는데 책 가운데는 가로18cm·세로12cm정도가 칼로 도려내져 있었고 「플래쉬」용 건전지가 들어있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7일 상오 이 회사대표 여씨의 친동생 여창환씨(31·서울 서대문구 갈현동415의15)를 사건의 범인으로 단정, 전국에 지명수배하는 한편 여씨가 광산기술자로 근무했던 충북 충주에 형사대를 급파했다.
경찰이 여씨를 진범으로 단정하는 것은 ⓛ소포포장지의 글씨와 여씨의 필적이 감정결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고 ②폭발사건에 사용된 폭발물의 화약감정결과 광산용 발파폭약인 「다이너마이트」로 밝혀진 점 ③지난 1월까지 이 회사 관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매부인 안수문 상무(36)와 자주 다투었던 점 등에서이다.
경찰에 따르면 여씨는 지난1월까지 이 회사 관리부장으로 있으면서 종업원들 사이에 신망이 없어 매부 안상무에 의해 해직 당했으며. 그 후 회사에 자주 찾아가 안 상무를 위협, 80여만원의 용돈을 뜯어 갔으며 지난 19일에도 안 상무를 찾아가 『모조리 폭사시키겠다』는 등의 폭언을 하고 돌아갔다는 것.
여씨는 모대학 상과를 졸업한 후 66년부터 69년까지 4년간 충북 충주에 있는 광산에서 광산기술자로 근무하면서 광산용 폭약을 다뤄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번 사건에 사용한 폭약도「다이너마이트」에 건전지를 연결, 포장을 뜯음과 동시에 폭발되도록 교묘히 조작돼 있었다.
지명수배 된 여씨는 신장1백75cm에 얼굴이 검고 길며 왼쪽 볼에 수술 흉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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