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관원 보자 눈물 글썽-덥석 손잡으며 "감사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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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본사는 22일 하오 국제전화로 「홍콩」총영사관 당국자들과 통화, 어부들의 조난경위·중공억류생활 등을 들었다. 이에 의하면 「홍콩」총영사관이 「홍콩」정청소속 이민국으로부터 어부 소식을 전화로 전해 받은 것은 21일 상오11시30분쯤.
이수우 총영사·전영각 영사 등 3명의 영사관 직원이 외무부에 연락을 취하고 구룡반도 「로우」역에 달려갔을 때 선원들은 이미 월경, 「홍콩」정청소속 귀빈실 「소파」에서 대기 중이었다.
중공측이 내준 밤색 「코르뎅」바지와 청색「와이샤스」차림에 일부는 T「샤쓰」등 자기 옷을 입기도 했으며 신발은 모두 중공제 청색 운동화 얼굴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선원들은 우리영사관 직원들이 나타나자 생환이 꿈만 같은 듯 덥석 손을 잡고는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합니디』라고 연발했다.
속성 사진을 찍어 임시여권을 만드는 등 「홍콩」입국허가수속을 밟은 뒤 일행은 하오3시30분 열차로 「로우」역을 떠나 하오5시30분 구룡역에 도착, 곧장 승용차 편으로 「홍콩」시내 신악대주점(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선원들은 목욕부터 하고 여행업을 하는 교민 윤석영씨와 백화점 신한공사 대표 김대윤씨 등이 마련한 새 「와이샤스」와 구두로 갈아 신고 두남 백화점 대표 곽영호씨의 안내로 대인공사(백화점)로 가 바지도 새로 사 입었다. 이어 총영사관의 안내로 한식집 미성관에 가 김치·생선·두부찌개와 불고기를 맛있게 먹고 맥주도 모두 한두「컵」씩 마시며 비로소 긴장을 풀고『살아온 것이 꿈만 같다』며 악몽 같은 36일간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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