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음모…도둑맞은 금「메달」|일본특파원이 분석한 대내선수 약물복용시비 내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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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역도에서 북한의「헤비」급 3관왕인 김중일과「미들」급 2관왕인 일본의 대내선수가 약물복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해 금「메달」4개를 한꺼번에「이란」측에 뺏긴 사건은 그 이면에「이란」의 음모가 있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일본의「스포츠」지인 일간「스포츠」가 현지 특파원을 통해 수수께끼 같은 이 음모의 이면을 파헤친 이면을 살펴보자.
대내 선수의 경우 그가 우승을 하자 변소에서 의사의 입회아래 소변을 받아 2개의 시험관에 나누어놓고 이를 다시「플라스틱」용기에 넣어 끈으로 묶은 다음 납으로 봉인했다.
용기의 바깥쪽에는「매직·펜」으로 선수의 등록번호를 써서 선수본인이 이를 확인하자 선수촌의 검사실에 보내졌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가 되어 일본의 고택·도전 두 의사가 그 용기를 봤을 때는 대내선수의 등록번호가 지워져 누구의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는 것.
일본인 의사로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사 위의 한사람인 흑전씨는 검사결과「에페드린」이 검출된 것이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는 의문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납으로 봉인된 것도 허술해 얼마든지 열 수 있었고「매직·펜」의 글씨도「아세톤」계의 약품으로 쉽게 지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점은「올림픽」에서「다이어먼드·펜」으로 등록번호를 새기는 것과 너무 차이가 있었다.
또「아시아」대회의 의사관리는 AGF「멤버」가 입회하도록 되어있는데 이번의 경우는「이란」대회 조직위의「나시리」라는 경기부장만이 입회했고 보통 20명 정도의 의사가 참여하는 검사과정에도「이란」의사 2명만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이란」은 왜 이같은 음모를 꾀했을까?
일본의 일간「스포츠」지는 그 음모의 배경을 어떻게 하든지 종합 2위를 하려는「이란」의 무모한 욕심이 도사리고 있었고 국기인「레슬링」과 역도·축구·수구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승해야 한다는 국주의 지상명령이 내려졌는데다 역도에서는 일본에 1위를 뺏겼기 때문에 뒤늦게 꾸민 음모라고 추리하고 있다.
한편 대내선수의 경우는「컨디션」도 좋고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약물복용이란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다는 얘기다.
또 한가지의 의혹은「이란」측의 앞잡이가 되어 금「메달」박탈을 발표한 국제역도연맹사무총장「오스카·스테이트」씨가 10일 밤 아무 급한 일이 없는데도 돌연히「필리핀」으로 떠나버렸다는 사실이다.
그의 말로는「필리핀」에서 열리는 세계 역도선수권대회 때문에 떠나는 것이라고 했는데 정작 국제역도총회는 21일, 국제경기연맹총회도 19일이어서 그의 급작스런 출발은 일본과 북한의 빗발 같은 항의를 피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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