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경찰을 지향"-새 시경국장 이종학 치안감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수도치안의 중책을 맡은 서울 시경국장에 전치안국 제2부국장(방위담당관) 이종학 치안감 (47)이 22일 취임했다. 스물 아홉번째 시경국장이 된 이치안감은 5·16혁명 이후 충남도 경찰국장을 시작으로 줄곧 지역 치안책임자로 일해온 과묵 실천형.
신임 이 국장에게 수도치안대책과 현안문제로 돼있는 경찰 사기 고양책 등을 들어봤다.
-우선 수도치안의 중책을 맡은 소감부터.
이런 중책을 맡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고 육 여사의 국민장을 끝낸 후 사의를 표했던 터라 죄책감과 함께 몸둘바를 모르겠다. 그러나 서울 시경을 재건하라는 분부로 알고 속죄하는 마음에서 비장한 각오로 일하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니 최선을 다해 서울 시민의 참된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수도치안을 위해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은.
당장 뭐라고 말하긴 어렵다. 서울은 다른 지역과 달라 도시문명에 따른 범죄의 지능화·고속화·기동화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수도치안의 고민이 무엇인가를 하루 빨리 파악, 과감한 수술을 통해 수도치안에 만전을 기하겠다. 또한 인력·장비부족문제 등을 다시 검토, 과학적 관리를 통해 치안수요에 알맞게 구사해 나가겠다.
-일반적으로 경찰의 사기와 의욕이 몹시 떨어졌다는 말을 경찰관 자신이나 일반시민의 입을 통해 듣고 있는데….
경찰 사기문제는 알맞은 업무분담·처우개선·공정한 인사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말단 경찰관의 경우 능력의 한계를 초월한 과중한 업무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외부의 간섭으로 정신적 고통까지 받고 있다. 소신을 갖고 직무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 힘쓰겠다. 처우개선도 논의되고 있어 앞으로 나아지리라 본다. 수사비 등의 현실화도 곧 실현될 것으로 안다. 정말 어려운 사람은 모든 경찰이 돕도록 해 생계보장은 기필코 해결하겠다. 자신의 직무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동태를 파악, 살펴주도록 할 생각이다. 또 불공정한 인사는 경찰사기의 가장 큰 적이다. 경찰의 단결과 위계질서를 파괴하는 이러한 요인을 과감하게 뿌리뽑겠다. 직위에 알맞은 권한을 보장하는 대신 책임한계를 분명히 하겠다.
경찰은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다. 시대적 사명을 통감, 도약의 단계로 알고 피땀어린 정성을 다하겠다. 어려운 시민의 입장에 서서 스스로를 반성, 과감한 개혁을 통해 발전 지향적인 시민의 경찰이 되겠다. 아울러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협조를 빌어마지 않는다. <주원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