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석 달째 금리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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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0.5%에서 0.25%포인트 내린 이후 3개월째 금리를 묶었다. 또 시중은행이 자금을 대출하지 않고 ECB에 맡겨놓을 때 받는 금리도 낮추지 않았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가 회복되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하면 물가도 점진적으로 오르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1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0.7%에 그쳤다. ECB 물가안정목표(인플레이션 타깃)인 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제조업을 비롯해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지만 고용이나 소비로까지 훈기가 미치지 않아서다.

 몇몇 전문가들은 2011년 9월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얼마 남지 않은 패를 서둘러 던지기보다는 ‘경제 회복력을 믿고 일단 두고 보기’를 선택한 셈이다. 이날 금리 동결에도 미국 달러와 견준 유로화 가치는 계속 약세를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지금 유럽이 디플레이션 상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알아챘을 때는 손쓰기에 이미 늦다. 일본 사례처럼 말이다”라고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23일 스위스 일간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0%에 가까운 물가상승률하에서 통화정책을 펼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1990년대 일본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CB에 앞서 영국은행(BOE)은 양적완화(QE)를 축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도 현재 0.5%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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