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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기분 잡치는 늑장 피서 열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열차 운행이 여전히 제멋대로다. 「바캉스」철을 맞아 최근 철도 승객이 늘고 있으나 전국의 각 열차는 연·발착이 잦아 무더위의 승객들을 짜증나게 한다. 열차의 연착 소동은 수도권 전철 공사가 본격화된 올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최근 피서 열차가 운행된 후에도 이 같은 현장은 전혀 시정되지 않아 피서를 즐기려는 시민들에게 불쾌감만 주고 있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발착되는 요즈음의 열차는 30여분씩 늦기가 예사. 게다가 지난 20일부터 운항을 시작한 피서 열차마저 보통 30여분 연착하고있다.
29일의 경우 하오 1시20분 도착 예정인 대천발 피서열차는 30분 늦은 1시50분에 서울역에 도착했고 부산발 특급(22열차)은 38분 늦은 하오2시8분에, 목포발 특급(52열차)은 35분 늦은 하오2시45분에 각각 서울역에 도착했다.
또 청량리-강릉을 왕복하는 피서열차인 관광호 마저 평균 40분씩 연착, 10여시간씩을 열차에 시달린 승객들은 전혀 개선되지 않는 열차 지각운행을 불평하고 있다. 철도청 당국은 수도권 전철 마무리 공사 때문에 각 선의 연착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전철 공사와 직접 관계없는 중앙선에서의 연착은 승객들의 편의 전혀 외면한 철도 운영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달에 평균 한번씩 서울을 왕복한다는 김명길씨(54·부산시 중구 보수동 1가 31)는 『올 들어 제대로 정시에 들어선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20∼30분 정도 늦는 것까지는 좋으나 1시간 가량 늦어지는데는 짜증만 난다고 불평했다.
이밖에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경춘선이나 중앙선은 술 취한 승객들의 행패나 젊은 대학생들의 「기타」, 「고고」 등으로 열차내의 분위기가 엉망인데도 열차 공안원들은 이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춘선의 경우 주말이면 만원 열차 안에서 젊은이들의 난잡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199 정운창씨(46)는 29일 하오 안동발 청량리행 174 열차 안에서 술에 취한 대학생들의 난동을 제지하다 폭행까지 당했다면서 최근의 열차안 질서가 말이 아니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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