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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홀·관광객의 무분별한 행위로|훼손되는 관광자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관광자원이 당국의 관리 소 홀이나 관광객들의 분별없는 행위로 훼손되고 있다.
최근 국내여행「붐」을 타고 전국의 유명·무명관광지에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으나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관망자원이 거의 무방비상태로 파멸될 위험을 지니고 있다.
이중 두드러진 경우는 최근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고씨동굴.
지난5월l6일부터 강원도영월군이 입장료 3백원씩 받고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는 이 석회동굴은 최근 주말이면 7∼8백 명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데 관리나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석순을 마구 채취해 가는가 하면 종유석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헬멧」·조명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내부 1km까지 개발된 이 동굴은 80개의 수은 등 시설을 했으나 워낙 많은 종유석들이 심한 굴곡을 이루고 있는데다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조명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태인데도 당국은 「헬멧」등 동굴을 들어갈 때 필요한 장비를 전혀 준비하지 않은 채 관광객들을 마구 들여보내고 있다.
또 굴 내부의 철사다리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석회수로 미끄러워 부녀자들이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 굴은 폭 1백10m의 남한강을 건너야 들어갈 수 있는데 20명 정원인 나룻배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40여명씩 마구 태우고 있어 항상 사고의 위험을 지니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모 산악회「버스」편으로 왔다는 김경문씨(53·서대문구 홍제동167)는 천장에 늘어진 종유석에 머리를 받혀 상처를 입고 동굴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되돌아 나왔고, 이순이씨(여·마포구 대흥동)도 머리를 다친 데다 철사다리에서 미끄러져 동굴구경을 도중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관광객들은 종유석과 석순을 마구 채취, 굴이 원형을 잃어 가고 있는데도 당국은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 D산악회 김동규씨(34)는『관리인을 배치, 철저한 감독을 하는 외에「헬멧」을 준비하고 조명시설을 보완하여 도선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한 후에 관광객들을 입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월읍내의 숙박시설 또한 많은 관광객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느라고「서비스」가 엉망이다.
이곳에는 여관 11개소와 여인숙 30개소가 있는데 모두 수용할 수 없어 민박을 하는 형편이며 심한 경우에는 예약을 하고 갔는데도 마루에 합숙을 시키는 일까지 있었다는 것. <영월=이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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