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목 대구 사과 「세대교채」시급|60%가 수령 천년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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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경북특별취재반 김재혁·이용우기자】 대구지방의 명산물 사과의 세대교체와 품질개량이 시급하다. 대구를 중심으로한 경북일대의 사과나무는 60%이상이 수령 50년이 지난 노목으로 결실한계카 이미지났으며 그나마 경제성과 시장성이 극히 낮은 국광과 홍옥이 전생산량의 73%를 차지, 사양길에 들어있다. 특히 최근 수년사이에 크게 진출한 제주도산 감귤과 맛의 대결에서 이겨내고 해외시장의 개척과 재배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품종의 어린나무로 대체해야할 실정.
사과농사는 묘목에서 열매를 얻기까지 5∼10년이 필요한 장기투자사업. 이 때문에 영세재배농가는 당장 사과가 열리는 노목을 선뜻 베어내지못하고 공백기에대한 당국의 지원이 없어 세대교체는 더욱 어렵다는 것.
경북일대의 사과밭은 68년보다 1천5백88hark 늘어난 1만3천1백56ha로 지난해생산량은 23만9백72t으로 집계됐다.
이가운데 품종 개체(개체) 대상인 국광이 전면적의 40%에이르는 5천2백56ha에서 11만6천61t(50%)이나 생산됐으며 홍옥도 3천6백75ha (28%)에서 8만1천3백84t (37%)이 생산된것으로나타났다. 장려품종인「인도」, 「골덴」, 「스타킹」등은 모두 1천1백84ha(9%)생산에지나지 못했으며 5∼6년전부터 개체되고있는 새로운 품종 「후지」의 경우 1천7백63ha(13%)에서 겨우 36t이 생산됐고 1백87ha에 심어진 「스타크림손」은 생산조차 되지않았다.
경산군하양읍에서 20여년간 사과밭을 일궈온 동서농장 주인 정학수씨(53)는 『대구사과의 명맥을 잇기위해서는 「과수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광, 홍옥, 축등을 베어내고 「후지」, 「스타크림손」등 수익성높은 새로운 품종의묘목을심고 사과나무를 난장이로 만들어 관리비를 줄이자는 것.
정씨의 경우 1만5천여평의 사과밭에 홍옥 6백그루, 국광1백그루, 「스타킹」1백그루, 기타「인도」, 「골덴」, 「후지」, 「스타크림손」등 모두 1천여그루를 갖고있으며 이중 결실하는나무는 7백여그루. 지난해 6천상자(18kg들이)를 따 6백만원의 소득을 올렸으나 인건비2백만원, 농약대 1백50만원, 비료대50만원등 4백여만원이 지출되어 투자자본의 이자도 얻지못했다는 것.
재래품종은 수확개시에 5∼10년이 걸리고 키가3∼5m나되어 농약살포나 열매딸 때 인건비가 지나치게 먹히고 있다. 또 1그루가 20∼30평을 차지하고 밀식하는 경우 발육이 좋지않다는 것. 이에 비해 왜생대목에 접붙인 「스타크림손」이나 「후지」는 키가 1·5∼2m로 관리가 크게 수월하고 생산성이 높다.
그러나 영세자본으로 허덕이는 대부분의 과수업자는 품종개체에 선뜻손대지못해 사과부란병의 피해와 높은생산단가에 얽매어있다. 이때문에 대구근교 동촌등지의 과수원은 공장부지로 팔아넘기거나 경산군 독산면 모씨의 경우처럼 노목을 처분하고 고등소채재배로 전업하는경우도 있다는것.
외국에서 도입한 신품종의 품질보장도 큰 문제. 달성군월배면신천동 박모씨는 지난해 미국에서 「스타크림손」 묘목을수입, 키워보니 엉뚱한 품종도 끼어있었다고했다. 박씨는 영농기술을 지도할 사과시험소나 공신력있는 묘포장의설치도 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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