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암은 불치병만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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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류의 공적인 암은 정말 고칠 수 없는 병일까? 암이라는 얘기만 들어도 곧 사형선고나 받은 것 같이 처음부터 체념하고 불치병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의 실례를 들면 현재 치유된 암 환자가 1백50만명 이상이나 건강하게 살고있다고 한다. 대부분이 수술을 받은바 있는 암 환자들이다.
환경적 발암요인의 증가에 따라 매년 1%씩 암 발생률이 증가는 되고있으나 발달된 현대의학기술을 총동원하는 수술·방사선 및 화학(약물)요법을 비롯하여 최근에 활발히 연구되고있는 면역요법 등에 의하여 암 환자 셋 중 한사람은 치유되고있는 현상이다.
1940년대만 해도 5명중 1명이 치유가 가능했을 뿐이었다.
암의 치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첫째 조기진단을 하여야 하고 둘째 황금 같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진단된 암의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서 전문의사의 정확한 치료지시에 복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질이다.
암이면 수술해봐야 소용없고 오히려 일찍 죽는다고 잘못 판단하고 완치시킬 수 있다는 소위 돌팔이들의 백해무익한 비방에 의존하다가 돈을 잃는 것은 고사하고 황금 같은 시간 즉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시기를 놓치고서 혹이 커져 동통이 심하고 출혈을 한다거나 토하게되는 말기에나 병원을 찾아오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많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환자나 보호자의 심정을 교묘히 이용하여 치부하려는 돌팔이들은 반드시 아무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치유된 암 환자 예를 제시하면서 1백% 치료를 장담하여 현혹시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내세우는 예는 암 환자가 아닌 오진한 환자(의사들도 오진할 수 있으니까)에게 비방 약을 써서 치유되었다고 거짓 선전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특히 저명인사의 예를 들어서 현혹시기는 일이 대부분이다.
암 환자의 치료는 반드시 암 전문의사에게 맡겨야 된다. <김진복 박사(서울대 의대 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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