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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손님 확 줄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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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외국인 관광객의 명소인 남대문.동대문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최근 일본.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급격하게 줄면서 매출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라크 전쟁 임박, 북한 핵 위험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시장 내 의류상가의 경우 이달 들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절반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타워는 그간 외국인 관광객이 하루 평균 2천~2천5백명씩 들렀으나 최근에는 1천~1천5백명으로 줄었다. 또 프레야타운도 지난해 이맘때에는 하루평균 2백~2백50명씩 매장을 찾았으나 요즘은 1백여명에 그치고 있다. 남대문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에 위치한 패션몰인 '메사'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최근 들어 20% 이상 감소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들 상가의 매출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최근에는 인삼.의류 등 고가 상품은 외면하는 대신 휴대전화줄 등 값싼 상품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대문시장에서 인삼 판매점을 운영하는 이상봉(38)씨는 "지난해 말 이후 외국인들의 구매량이 줄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전달에 비해 30%가량이나 급격히 감소했다"며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 관광객의 씀씀이는 늘게 마련이지만 최근에는 정치적.경제적 불안 요소가 큰 때문인지 되레 줄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본.중국 관광객이 많이 사가던 의류상품의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 두산타워 관계자는 "일본인들은 지난해에는 1인당 구매단가가 10만~11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8만원정도로 준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시장들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두타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부가세 면제(3만원 이상 사면 출국 때 부가세 돌려 주는 제도)' 혜택을 이달부터 1천2백개 전 매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남대문의 메사도 다음달부터 7층 생활용품관 26개 매장에서 외국인 대상 면세 혜택을 실시할 예정이다. 메사는 특히 외국인을 겨냥한 전용 매장도 새로 꾸밀 예정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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