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유입과 저임금, 서독 외국인노동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3백 만명에 이르는 서독의 외국인노동자는 해가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서독은 노동력부진을 메우기 위하여 외국노동자를 대량 고용하고 있다. 73년 현재 정식수속을 거쳐 입국한 노동자가 2백50만 명에 달하고있고 이외에 밀입국한 노동자가 약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독으로 보면 외국노동자를 고용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다.
노임도 싸고 나쁜 노동조건에도 잘 견딘다. 또 외국인노동자는 본국에 송금하기 위하여 소득액보다 훨씬 덜 쓰기 때문에 물가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외국인노동자는 대부분 단기체류의 미 숙련노동자이다. 서독인 노동자는 전문노동자의 비율이 40·6%인데 비해 외국인노동자는 전문노동자가 2%에 불과하다. 미숙련공이 많기 때문에 임금도 낮고 또 위험한 작업에 주로 취업한다. 경기하강으로 인원을 줄일 때 가장 먼저 감원 당하는 것도 외국인 노동자이다.
외국인노동자의 약 60%는 건설과 금속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같은 부문이라도 조금 나은 자리는 서독 인이 차지하고 불결하고 위험한 자리가 외국인노동자에 돌아간다.
또 외국인노동자는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이 낮을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의 혜택도 없다. 저임금과 나쁜 작업조건에도 불구하고 외국노동자들은 단기간에 더 많은 돈을 벌어 본국에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때문에『강한「마르크」』가 유지되는데 외국인노동자의 기여 가 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물론 서독노동자에 비해선 외국노동자의 대우가 나쁘지만 그들의 본국을 기준으로 하면 서독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므로 외국노동자들은 기를 쓰고 서독으로 들어간다. 최근엔 이들 가족까지 서독에 대량 유입됨으로써 새로운 사회문제화 하고 있다.
외국인의 대량 유입은「게르만」민족의 전통적인 순혈 주의에 대한 위협으로까지 경계되고 있다. 때문에「뮌헨」에선 외국인주거금지지역을 설정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또 외국노동자에 대한 차별대우는 서독 노조 측에서 문제를 삼고 있다. 서독경제의 번영에 큰 기여를 했던 외국인노동자는 이제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것이다. <외지에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