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 공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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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도에서 전래된 칠보조 궁중에서 왕족들이 노리개나 비녀등의 장신구에 사용했고 그후 일본에 전승돼 그 기법이 크게 발전했다고 한다.
칠보는 간단히 말해 금·은·동판에 칠보유약(유집)이라는 물감을 칠해 전기로에 넣어 열을 가해 색깔을 내는 것.
궁중에서만 다루었던 칠보는 그 유약(가루)을 만드는 법이 비법으로 「베일」속에 숨겨져국내에선 이름조차 밝히길 꺼리는 단 두사람만이 칠보유약을 제조하고 있다. 알려진 바로는유릿가루를 전기분해 해서 만든다는 정도.
칠보는 약5년전부터 서울시내에 칠보공예학원이 생기면서 차차 일반에 보급되고 있는데 재작년까지만 해도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이 주로 이기법을 익혀 갔다한다.
최근 가정주부들이 부업으로 칠보공예를 많이 배우고 있는데 월3만원정도 가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현대공예학원 (73-5955) 칠보담당강사 안정애씨는 여성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색을 작품에도 고집하는 버릇이 있어 다양한 색상구성이 어렵다면서 색응용도가 높은 남성들에게 칠보공예를 권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3∼4개 칠보학원이 있어 초보자들에게 ▲유약입히기 ▲색깔내기 ▲무늬놓기 ▲「마블」(전기로속에서 무늬놓기) ▲은선 등선 칠보등을 가르친다. 학원에 따라선 6개월 강의를 하는 곳도 있으나 단기「코스」(l개월)도 있다. 1개월 「코스」의 경우 재료비·유약값·실습비등을 포함, 월1만5천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다. 가끔 신문광고를 통해 무료로 강습한다고 해놓고 재료대·실습비등을 요구하는 인가없는 지도소도 있다고. 칠보유약은 그 특유의 신비성(?)때문에 색깔과 색깔을 쉽게 배합할 수가 없다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어도 주황색이 나오지 않는다고함). 따라서 한사람의 작품이라도 꼭같은 작품은 없다. 유약을 칠한후 전기로에서 섭씨 8백도이상 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색깔이 나오기 때문에 기초기법을 익힌 후 자신이 거듭 작품을 만들어보면서 자기특유의 기법을 참조해야 한다.
유약의 종류는 1천여가지나 되는데 시중에서 1백g에 5백원∼1천2백원씩 받고 있다. 전기로는 소형이 3만6천원, 대형이 5만6천원. 반지1개를 만드는데 재료비는 3백원 안팎이고 대개 백화점·「액세서리」수출상사·토산품판매소등에서 원가의 50%정도 「마진」을 붙여 사들인다. 전기로 이외는 다른 시실이 필요치 않아 가정부업으로 적당하다.
유약은 동·은·금판용이 따로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칠보제품은 아직 국내시장에서보다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더 높다고 한다.

<김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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