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투자환경 좋다"|케네디 미 투자사절단장 단독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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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ITT·FNCB·「뒤퐁」등 미국 굴지의 35개 사 간부 55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민간인통상투자사절단이 내한했다. 사절단장「데이비드·케네디」전 재무장관은 미국기업의 대한투자증대를 위해 왔다고 목적을 밝혔다.
-이번 사절단의 목적은….
투자교섭과 무역증진, 그리고 기술제공 등이 모두 논의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물론 투자문제이다.
아마도 이번 기회에 계약이 체결될 직·합작투자도 몇 건 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이와 같은 접촉을 통해 미국기업들의 대한투자의욕을 자극하는데 있다.
이번 사절단에는 35개의 큼직한 회사간부들이 끼여있는데 이들의 대한투자가 늘어나면 다른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게 아닌가.
-한국의 투자환경이 그처럼 좋다는 뜻인가.
그렇다. 나는 한국인들의 근면성·극성스러울 정도의 탐구 열, 성공하려는 의지 등에 대해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교육의 수준이 이만큼 높고 또 잘 훈련된 관료조직도 갖고 있으니까 투자환경은 충분히 갖춰져 있는 셈이다.
물론 지적하려고 들면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극히 사소한 것들이기 때문에 장애요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한·투자를 망설이게 되는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글쎄…. 특별히 그럴만한 건 없다. 노동자들의 기술적인 후진성을 들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상호협조해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이고….
-최근의 국제적인 원자재 파동과「인플레」「오일·쇼크」등으로 한국경제는 매우 큰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한-미간의 경제관계가 이의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재편되어야한다고 말하는데….
그건 한국만의 소망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소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 상대방을 괴롭히지 않도록 국제수지·무역정책 등을 스스로 조정해야할 것이다.
미국정부는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개발도상국들을 위해 자원정책이나 무역정책을 자제, 조정하고 있다.
-67년에 한국의 대미섬유류수출규제를 종용하기 위해 내한했을 때와 이번에 온 목적이 너무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그건 오해이다. 67년에 내가「닉슨」대통령의 특사로 여기에 온 것은 섬유류수출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미수출증가「템포」를 낮추는 것이 한국 측에 이롭다는 점을 납득시키기 위해서였다.
당시로서는 약간의 오해가 있었을지도 모르나 이것은 깨끗이 씻어진 것으로 안다. 예컨대 작년에 내가 내한했을 때 당시 상공장관이었던 이낙선씨는 대미섬유류 수출규제 덕분에 업계의 국제경쟁력도 강화되고 무절제한 팽창도 막았노라고 고마워했었다.
사실 그와 같은 자율규제가 없었던 들 지금과 같은 불황 때에 한국섬유업계가 어떻게 견뎌나가겠는가. 따라서 67년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나의 방한이 한국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프라이드」는 마찬가지이다. <홍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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