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하는 중동평화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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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동 화평 중재의 주역「키신저」미 국무장관이 7일「키프로스」에서 갑자기 소련외상 「그로미코」와 회담을 가짐으로써 그 동안 지지부진 하던「이스라엘」· 「시리아」 간의 「글란」 고지격리협상이 「도멘턱」을 되찾을 것 같다.
제4흠 중동전의 휴전성립 후 6개월 사이에 「키신저」 박사가 5회째나 중동현지에 나타났다는 사살은 그 자체가 바로 중동평화의 복잡성을 웅변히 말해주고 있다. 더우기 최근1개월 사이에 미·소와 「아랍」사이, 그리고 「아랍」 제국사이에 급진전하고 있는 정치정세는 「키신저」의 화평중재노력을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주에즈」연안에서의「이집드」· 「이스라엘」 양국군 격리협정 성립과 「아랍」세계의 대미석유금수해제를 계기로 소 「이집트」추축이 흔들리고, 그에 대신하여 미국의 영향력이 급진적으로 커져 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중동정세는 이른바 탈 소련의존·대미접근을 그 첫째 특색으로 꼽아야 할 것이다.이리하여 뒤에 처지게 된 소련은 중속 문제에 있어서의 그들의 영향력의 위축을 만회하고,『당사강대국』으로서의 체면을 유지함과 함께 장기적인 포석을 놓기 위해 「시리아」 를 필두로 한 이른 바 『 「아랍」 거부전선』 제국에서 배후 조정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련은 「이집트」및 「시리아」와의 공동성명에서 『중동문제 해결의 모든 단계에서 소련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미국과「아랍」국가들에 은근한 협박조의 악랄한 발한바 있다. 마라서 「그로미코」 소련외상은 최근에도 외교적인 사령으로 대장협조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소련과「시리아」· 「이라크」· 「말레스타이」강경파 등 이른바 「아랍」거부전선과의 밀착은 「고란」 고지 격리협상과 전 이 해결을 위한 제2난계의 본격적인 정치 회담의 전도도 결코 순조롭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사를 주는데 중분하다.
「골란」고지 격리문제 하나만을 볼 때에도 소련과「시리아」는「사다토」대통령식의 다단계·점진적 해결방식을 배격하고,병력 격리 협정과 동시에「이스라엘」의「아랍」점령지 전면철수 확약을 조건부로 한다는 중재의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이 의도하는 제2단계정치협상의 견을 트기 위한「고란」고지격리협상의 성공이 이룩되자면 협상 당사자들은 소· 「이집트」의 『냉전』을 이용하여 「아랍」 세계에의 진출을 꾀하는 태도를 버리고,이미 무르익은 미·소간의「데탕트」기약을 이용해서 소련으로 하여금「시리아」에 대한 진정한 영향력을 행사토록 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소련의 적극적인 군사지원이 없는 「아랍」강경파,특히「시리아」는 대「이스라엘」적대 관계와 중동에서의 전혈전 재발에 꼰 위협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련·「아랍」강경파간의 밀착 외에 중동의 화간 달성을 위해 또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곰다· 메이어」수상의 사임 후 그 뒤를 이어서「이스라엘」정국을 안정시킬 원내 안용 세력을 가진 신내각이 조각단계부터 난산을 겪었다는 사정이다.
「메이어」 수상의 사임으로「이스라엘」온 이제『건국겁신』지배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건국당시의 『젊은 사자들』을 대표하는 「라비」차기수상의 신세대지두충을 맞게 됐다. 「이스라엘」은 67년 6일 전갱에서의 전리품 격인「아랍」점령지문제처리에 있어 『안기한 국경선』 만을 고수하는 나머지 전후의 평화전략에선 실패했다는 점을 부인해선 안될 것이다.
「골란」고지격리협정의 성립은 미· 소의 긴밀한 협조가 십분 발휘돼야 할 것이며,제2단배의 본격적 협상에서 진전을 보려면「아랍」점령지에 대한「이스라엘」신세대 지도층의 좀 더 현실적인「어드로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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