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정지영 이민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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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영복씨의 부정대출사건에는 그의 「작전참모」라 할 수 있었던 공범이 있었다. 그는 박영복씨의 은행대출을 둘러싸고 은행과 박씨를 연결해준 전 금녹통상 전무 정지영씨(40). 그는 이사건의「키」를 쥐고 있으나 사건이 곪아터질 기미가 보이자 미국으로 돌연 이민해 버렸다. 검찰은 정씨가 대출액중에서 상당한 금액을 분배받았고 중소기업은행사건이 한창 복잡해지자 해외로 나간점과 박씨의 매부 최재영씨(서울중구장충동522의25)가 지난2월 이사건의 참고인으로 검찰에 나와 『정씨가 이민간 것은 중소기업은행 모간부의 종용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갔다』는 진술을 중시하고있다.
검찰은 ▲박영복씨가 11차례에 걸쳐 은행장 정우창씨에게 뇌물을 줄때 박영복씨와 정지영씨가 함께 간 것은 2차례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정씨가 갖고 갔다는 박영복씨와 박씨의 운전사 문일남씨의 진술을 토대로 정씨가 돌연 해외이민을 간 것에 의혹을 품고있다.
정씨를 잘알고있는 전 K모 국회의원비서 J씨(42)는 정씨는 1백75cm의 훤칠한 키에 얼굴이 잘생겼고 항상 옷이 깨끗하며 활동적이고 사교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김모의원의 비서를 5년반동안 할 때 김모국회의원의 발이 넓어 정씨는 이통에 잔심부름을 하느라고 자연히 각계에 발이 넓었던 사람.
정씨는 73년5월15일 보사부의 이주허가를 받아 미국으로 이민간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기록에 따르면 정씨의 재정보증인은 이모씨였으며 부인 정향자씨(32)와 장남 주한군(7) 장녀 호진양(5)등 가족들은 역시 이씨의 재정보증으로 정씨보다 앞서 72년9월15일 출국,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 「톨리도」에 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정씨는 그곳에서 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돼있다.
이들의 신원보증인은 처남인 정모씨(의사·서울서대문구남가좌동)등 2명이다. 정씨는 53년 서울의 B고교를 나와 59년 D대경제과를 졸업하고 69년 K대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63년3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서울「택시」합승조합총무과장으로 있다가 64년10월부터 김모의원비서로 70년4월까지 5년반동안 일했다. 김의원은 정씨가 63년선거때 출신구에 와서 자신도 모르게 친지를 찾아다니는 등 도움을 주어 비서관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군에서는 제6관구사령부 의무병으로 근무하다 6l년8월 병장으로 제대했다.
경북선산군도개면신곡동53이 고향인 정씨는 4남매중 장남. 남동생 2명과 여동생 1명이있다.
고향에는 조모(86)와 어머니(60)가 살고있다.
부인파는 8년전인 66년12월에 결혼했다.
김의윈 비서당시인 74년 국회사무처에 등록된 정씨의 재산정도는 서울성북구?암동산48의193에 대지 1백평·건평 30평짜리 집 1채와 토지 2천5백평등 모두 3백만원 정도로 돼있다.
김의원은 정씨가 비서로 있으면서 자신의 봉급을 몰래 가불해 쓰는 등 행실이 나빠 69년말 퇴직금 80만원을 주고 사퇴시켰다가 70년4월 P회사에 취직시켜 주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P회사에서 3개월 근무하다 정치적으로 논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고한다.
미국으로 갈때는 김의원에게 신원보증을 서달라고 부탁했으나 김의원은「밍크」위장수출사건에 정씨가 관련돼 도피중인 사실을 알고 거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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