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금 대겠다 공범2명 꾀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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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씨는 하수인으로 고교동창이며 미장이로 고생하는 친구 김만길씨(37·인천시동구궁현 동39)와 사업상 알게 된 전직경찰관 조규석씨(36)를 끌어들였다.
김씨는 판잣집 단칸방에서 미장이일로 간신히 살아가는 처지로 박씨의 심부름을 해주는대신 집을 사주고 생계대책을 보장받기로 약속했다는 것. 김씨는 지난 3월12일부터 4월8일사이에 박씨가 건네준 자기앞수표(9천10만원상당)를 72차례나 인천시내 각은행지점에 입금시켰다가 현금으로 되찾아 조씨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수표의 이서 필적을 조사하던중 평소 박대리와 가깝게 지낸 김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조씨는 58년 서울 K상고를 나와 64년 경찰에 들어가 인천동부경찰서에서 3년간 근무하다가 67년 퇴직했다. 이때부터 박씨를 알게되어 지난8일 동인천역앞 S다방에서 범행을 모의했다.
박씨는 빼돌린 돈을 조씨가 맡아 관리해주면 사건이 수습된 뒤 원목장사자금을 대는등 사업을 같이하기로 약속했다는 것.
경찰은 20일 김의 진술에따라 조씨를 인천에서 검거했다.
박씨는 승진에서 누락된 인사불만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예금유치경비를 쓰기위해 횡령한 공금 1천5백만원을 갚을길 없고 김양과의 관계를 계속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있다.
박씨는 『나를 울린 사람을 울려야겠다』고 맘먹고 3월초부터 김양과 짜고 자기앞수표를발행, 은행돈을 빼돌리기 시작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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