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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세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2회 성년의 날을 맞았다.
많은 나라에서 4월20일을 성년의 날로 정하고, 이날 만 스무 살이 되는 젊은이들을 성년으로 맞는 축제 의식을 가진 것은 이미 오래된 일에 속한다. 실상 우리 나라에서도 과거에는 의젓한 이 관례의 의식이 있었으나, 그것이 현대적인 성년의 날이 된 것은 지난해에 비롯된 것이니 우리가 거꾸로 이 세계적인 관행을 따르기로 된 셈이다.
젊은이들의 성년을 축하하는 습속은 과거에 거슬러 올라갈 수록 성대하였다고도 말해지고 있다. 오늘날에 있어서도 미개인들 사이에는 이로써 비로소 젊은이들의 사회 생활 참가가 시작되고. 종족 보전의 보증과 가족 생활의 부족 생활로의 확대가 가능해진다는 등 여러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성년식에 따라붙는 갖가지 기묘한 의식은 종족의 신앙이나 전통에 젊은이들을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비단 과거에 있어서만, 또는 미개인 사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현대의 모든 문명사회에 있어서도 성년의 날의 의미는 지금까지 미성년자로서 보호를 받고 있던 젊은이들이 사회적 이유기를 거쳐 이제는 독립된 한 인격 주체로서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가치 규범이나 전통 체계에 가인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어른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의 세계에서 하나의 독립된 인격 주체로 산다는 것은 이제는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성년의 날은 또 다른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비단 젊은이들이 어른의 세계에 가입한다는 기대의 이만이 아니라` 반대로 어른의 세계가 젊은 피를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 젊어진다는 기대의 면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이처럼 어른의 세계가 젊은 피를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과정은 순탄하지 만은 않다는 것이 상례가 되고 있다.
평상적인 시대나 사회에 있어서도 젊은이들이 성년이 되는 과점에는 단순한 동화나 적응의 직선적인 길을 걷기 보다 반항과 거행의 우여곡절을 겪는 것이 보통이다. 그것은 인격의 형성 과정 자체가 모방의 시기와 지양의 시기를 반복한다는 것과 때를 같이 한다.
하물며 상호 대립·모순 하는 제 가치가 격돌하는 변경 기에 있어서는 어른들의 참회의 보수적 가치관과 젊은이들의 이상주의적 가치관 사이의 마찰·충돌은 훨씬 예각 화 할 수도 있다.
사회의 진보와 질서, 발전과 조화를 위해서는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젊은이들의 전면적인 거부가 바람직스럽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젊은이들의 전면적인 굴복도 소망스럽지 못함은 물론이다.
심리학자들이 증언하고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인격의 형성이란 조급하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젊은이들이 눈앞의 현재에 적응하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차라리「미래」에 적응하도록 혹은 보다 큰 가능성에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기를 경쟁에 적용시키기보다는 경쟁을 자기에게 적용시키려는 이상과 의지야말로 청춘의 특전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젊은이들의 이상과 의지에 의해서 사회는 젊어지고 발전한다. 그것을 성년의 날에 사회는 그 새로운 성년 성원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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