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8순 노부부「고독의 죽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번 서울도봉구에서 8순 노부부가 자살했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음니다.
더우기 이 노부부는 단하루의 호의호식도 못한채 손수 밭을 일구어 두자식을 대학까지 보냈으며 남은 땅을 팔아 자식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다는 얘기에는 가슴이 뭉클했읍니다.
노인네들이 물질문명사회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고독으로 자살하는 예는 핵가족이 중심인 구미 여러나라에서나 일어나는 일로 알았었는데 부모에 대한 효도를 근본으로 삼아온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점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죽음을 택한 두 노인이 도봉산기슭에서 최후의 청산을 결심할때까지는 얼마나 말못할 사연들이 가슴속에 얽혔었을까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만 않고 자꾸만 가슴이 뜨거워옵니다.
이번 두 노인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사건으로만 보아 넘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 땅에 떨어진 도의를 한탄할것만도 아닌성 싶습니다. 인간윤리와 교육문제에까지라도 연구의 본보기로하고 경부는 이에 깊은 관심을 가져 쇠퇴해가는 인간도의의 확립책을 세워주었으면 합니다. (서울영등포구영등포동4가28·이태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