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의원단의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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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토머스·오닐」이 민주당 원내총무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하원 의원단 22명과 「매클리브」「캐나다」하원 부의장 일행 5명이 15일과 16일 각각 우리 나라를 공식 방문했다.
한국과 미국·「캐나다」등 자유 제국이 다같이 어느 때보다도 험난한 정치적·외교적 시련을 맞이하고 있는 이때 미·가 의원단의 한국 방문은 전통적인 유대와 친선 강화를 위해서 뿐 아니라, 이들 나라 사이에 얘기돼야 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동 관심사의 해결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더구나 한반도의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된 통일된 정보 판단과 태평양 지역에 있어서의 자유세계의 방위전략과 관련된 동맹국간의 일사불란한 공동 보조가 어느 때 없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오늘날 한·미, 한·「캐나다」양국 의원들간의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과 상호 토론의 기회는 더욱이 중요한 뜻을 지녔다 할 것이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와 태평양·인도양 지역 일대에는 최근 들어 강대국간의「데탕트」기운과는 부합치 않은 외교적·군사적인 긴장 상태가 고조되어 왔다.
우선 북괴는 작금에 이르러 7·4남북공동성명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휴전협정의 초보적인 규정마저도 공공연히 유린하고 나섰다.
「알제리」의 「부메디엔」의장과 「크메르·루지」의 「큐·삼·만」환영집회에서 행한 김일성과 박성철의 연설들은 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위장된 평화공세의 허울마저 적나라하게 벗어버리고 적화 통일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것이다. 북괴의 그 같은 군사 우선적 대남 전략은 미국 의회에 대한 「하노이」방식의「평화조약」체결 제의로 집약되었으며, 그것으로써 북괴는 이른바 「남조선 해방」이라는 침략 기도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처사까지 감행하였었다.
북괴의「대남 혁명」노선 표방은 실상 중공의 대미 비난 강화,「베트콩」의 「통레찬」공격,「크메르·루지」의「프놈펜」포격 재개 등 「아시아」공산집단들이 함께 벌이고 있는, 일련의 공세와 때를 같이하고 있으며, 일·소 「시베리아」공동개발계획의 추진,「수에즈」운하 개통에 뒤따를 소련 함대의 인도양·동지나해 순항 전망, 호주에 대한 소련의 위성 추적소 설치안, 일·중공 민간항공협정, 소련의 대 중공 예방전쟁 준비설, 「요꼬스까」국방 대학에서 행한 전중 일본 수상의 자주 방위력 증강론 등, 미국을 제외한 강대국들의 적극적인 「아시아」진출과 각축상과도 시기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유독 미국 의회의 일각에서는 주아 미군의 더 한층의 감축을 주장하는 소리가 높아 실제로 「얼루션」열도로부터 일본「오끼나와」·한국·「필리핀」·「싱가포르」로 이어지는 미국의 전초 방위선상의 중요한 마디를 이루어 오던 주한 미국 병력의 「기동 예비군」화론 까지 발설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이처럼 공산 측의 일관된 호전적 전략과 여타 강대국들의 적극적인 진출 기도에도 불구하고 미국 조야 일각의 한반도 내지 「아시아」정세관은 우리의 그것과는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그 견해차를 좁히고, 피로써 맺어진 오랜 유대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우리의 당연한 국가적 요청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당면해서 북괴가 노리는 목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한·미간의 이간과 미국 내 여론의 분열에 있는 것이 명약관화하다 할진대는 차제에 의원들간의 진지한 토론으로써 북괴의 이 같은 간교를 철저히 봉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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