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서 네 차례 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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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56의 32에 전세로 살고있는 엄원성씨(52) 집에 지난 5일 상오5시10분쯤 안방다락에서 불이 난 것을 비롯, 지난 72년12월29일부터 14개월에 걸쳐 대문, 문간방, 안방 다락 등에서 네 차례나 불이 잇달아 일어났다.
경찰은 불이 일어난 현장에 석유냄새가 나고 성냥개비가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 방화 사건으로 보고 그 수사에 나섰다.
처음 불은 지난 72년12월29일 새벽4시쯤 나씨 집 대문바닥에서 일어났는데 문간방에 세든 김규만군(22·명지대2년)이 발견, 가족들에 의해5분만에 꺼졌다.
이어 73년1월13일 새벽4시30분쯤 대문 왼쪽 기둥에서 다시 불이 일어나 역시 김군이 발견, 5분만에 잡았다.
불은 1년쯤 일어나지 않다가 지난1월6일 상오5시쯤 문간방 김군방에서 일어나 이불과 책상위의 책들을 태우고 8분만에 꺼졌다.
김군은 이 때 친구 이모군과 자고있었는데 닫혀있던 바깥 창문이 열려 있었고 타다 남은 이불에서는 석유냄새가 났다는 것.
그후 지난5일 상오5시10분쯤 엄씨 가족이 자고있던 안방다락에서 불이나 이불과 옷가지 등을 태우고 10분만에 꺼졌다.
불이 난 안방 다락 바닥에는 석유가 뿌려져있었으며 다락 위 지붕에는 기와 6장이 벗겨져 있었고 성냥개비6개가 흩어져 있었다는 것.
엄씨 가족은 6명으로30여년 전부터 이 일대에서 살아왔으며 처음 불이 나기 2개월 전인 72년D월 80만원에 전세를 들어 방2개를 쓰고 문간방은 김군에게 다시 전세를 놓고있다.
불이 난 엄씨집 인근에는 오래된 한옥이 10여 채 있고 바로 옆에는 신공덕 시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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