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폭격 타진설' 취재원은 김진표 부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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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가 지난 13일자 '미국, 영변 선별 폭격 타진설' 보도에서 인용한 현 정부 장관은 김진표(金振杓)경제부총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金부총리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마이뉴스의 보도처럼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로부터 폭격설을 들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미국 부설 한국경제연구원(KEI) 조셉 윈더 소장으로부터 들었다"며 "윈더 소장은 우리가 고용한 사람으로 미국 내 떠도는 얘기를 전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마이뉴스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현 정부의 한 장관이 2월 중순께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를 만났더니 북한이 핵 개발을 하는 영변을 미군이 기습 폭격하고 빠지는 방책도 강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金부총리는 "지난달 21일께 윈더 소장을 만났다. 그는 영변 핵시설을 기습 폭격하는 것도 채찍의 하나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내가 절대 협상 전략에 넣을 수 없고, 말도 안되니 미국 조야에 아는 사람들 만나면 잘 얘기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윈더 소장은 미 국무부에서 20년 일한 뒤 1996년부터 우리 정부를 위해 미국 내 언론 정보 등을 수집, 보고해왔다. 그 뒤 지난 6일 金부총리는 오마이뉴스 간부 4명과 저녁을 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화제가 되기에 윈더 소장과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다"며 "그 때도 윈더 소장이 우리가 고용한 사람임을 분명히 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왔고, 17일 다른 인터넷매체인 프레시안이 '북폭설은 모 경제장관이 발설'이라는 기사를 냈다.

金부총리는 "17일에야 내가 지목받는다는 것을 알고, 오마이뉴스 측에 나한테 들은 얘기를 갖고 썼느냐고 물었더니 분명히 대답하지 않았다"며 "오마이뉴스 보도는 분명 잘못된 것이며 대통령께도 17일 홍보수석을 통해 보고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정운현 편집국장은 이에 대해 "우리 기자들은 당시 金부총리가 미 국무부의 현직 고위관리를 인용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金부총리가 정정을 요청해온 만큼 그 부분은 정정하겠다"고 했다.

고현곤.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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