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 직업학교서 청년 일자리 해법 찾는 박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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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의 상공업 직업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했다. 스위스의 초·중등교육은 한국의 초·중학교 과정이 통합된 9년 과정으로 운영되며 7학년 이후 적성을 파악해 고등학교 과정을 선택하게 된다. 고등교육은 소수의 상위권 학생이 진학하는 인문계 고등학교(Gymnasium)와 대부분 직업훈련을 받는 직업학교(Berufsschule)로 구성된다. 박 대통령은 22일 다보스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베른=변선구 기자]

스위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디디에 부르크할터 대통령과 함께 베른 상공업 직업학교(GIBB)를 찾았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7.0%)을 자랑하는 스위스 직업교육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모르게넥 마아티 교장으로부터 학교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컴퓨터 이론 수업을 하고 있던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어 마아티 교장 주재로 부르크할터 대통령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GIBB는 학생 7700여 명, 교원 700여 명 규모의 스위스 최대 전문기술학교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학벌이 아니라 능력이 중요하게 인정받는 나라가 희망이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 학교 시스템은 한국 교육 변화에도 참고할 일이 많다고 본다. 창조경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기차로 다보스로 이동했다. 다보스포럼에서 개막 연설(22일)을 할 예정인 박 대통령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에 참석하고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도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밤’ 행사에서 창조경제를 설명하고 투자 확대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국가 IR(투자 홍보) 활동을 벌였다. 가수 싸이가 참석한 행사에는 존 넬슨 로이드 회장 등 500여 명의 글로벌 기업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 “북한 변화 환경 만들어야”=박 대통령은 전날 부르크할터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내세우고 있으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북한이 스스로 변화해야겠지만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외부에 의한 변화’를 강조한 것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 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든가, 핵실험을 한다든가, 로켓 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강력히 규탄했다”며 “한국이 원한다면 한반도 안정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위스는 북한과 대화채널을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결정적 순간이 온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베른=신용호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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