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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에 빠졌나 … 여직원 30억 횡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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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포스코건설의 공사 현장 경리를 맡았던 비정규직 여직원이 3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회사 자체 감사에서 드러났다.

 21일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김모(35)씨는 계약직으로 경기도 안양시 하수처리장 공사현장에서 경리 담당으로 일하면서 공사장 근로자 숙소로 쓰는 아파트 임차 보증금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실제 보증금이 5억원이었다면 이를 10억원인 것처럼 꾸며 차액을 가로채는 식이다. 부풀린 돈의 지출 허가 결재를 김씨가 직접 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들통나지 않았다. 김씨는 원래 컴퓨터상으로 하는 결재 권한이 없으나 이를 회사 간부로부터 넘겨받았다. 해당 간부는 포스코건설 자체 감사에서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김씨를 믿고 결재에 필요한 아이디(ID)와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빼돌린 돈을 명품 가방·시계·지갑 등을 사는 데 주로 썼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김씨가 횡령한 돈 중 남은 현금과 구입한 명품을 회수하고 있다. 김씨는 안양시 하수처리장 말고 김포시 하수도 시설 공사현장의 경리도 맡았다. 포스코건설은 김씨가 김포시 공사에서도 횡령을 했는지 조사 중이나 아직 밝혀낸 것은 없는 상태다. 안양시 공사는 총 3000억원, 김포시는 1000억원 규모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김씨는 회사가 뽑은 게 아니라 공사 현장에서 2012년 직접 채용했다. 포스코건설은 자체 감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 또는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인천=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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