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채취 적발미끼 추곡수매 강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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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완주=양정희 기자】전북 완주군은 추곡수매실적이 저조하자 주민들이 채취한 낙엽 등의 단속에 나서 이를 미끼로 추곡수매를 강요했다가 수매실적이 목표량이상으로 끝나자 당초 약속과는 달리 단속에 걸린 주민들을 무더기로 산림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음이 20일 주민들에 의해 밝혀졌다.
완주군 고산면 서봉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17일 완주군의 추곡수매실적이 목표량3만6천1백43섬의 72%밖에 미치지 못해 도내에서 실적이 가장 저조하자 군산림과에서 주민들이 채취한 낙엽 등 임산물의 단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서봉리의 경우 이 마을 담당군직원 이상노씨(29)가 지난달18일 상오 서봉리 소롱골에 나가 박광진씨(53)집 등 이 마을 35가구를 뒤져 8가구에서 채취한 낙엽·썩은 나무 등을 적발, 부정임산물을 채취했다는 자인서를 받아갔다.
다음날 면사무소에서는 이 마을 새마을지도자 고진영씨(40)등을 불러 면장 신세권씨(53)가 『소롱골 마을은 추곡수매실적이 가장 부진하므로(일반매상 목표1백50가마중 30가마수납)추가로 50가마를 내면 산립법에 걸린 것을 묵살해 주겠다』고 했다는 것.
이날밤 부락민들은 부락회의를 열어 산립법에 걸리는 것보다 추곡을 추가로 수납하는게 낫다고 결의, 26일 공판때 요구량보다 많은 62가마를 수납했는데 지난12일 군산림과에서는 적발된 8건 가운데 3건(미성년자)은 빼고 5건을 산림법 위반혐의로 전주지검에 입건, 송치해버렸다는 것.
이 마을 정해원씨(48)는 5단보 소작농으로 밭가에서 밤나무잎 한 짐을 채취한 것으로 입건돼 환가액 2백원에 벼2가마를 냈고 정광은씨는 썩은 나무뿌리 한 짐을 채취, 환가액 5백원에 종곡(종곡)1가마를 냈다.
소롱골은 35가구가 2백25단보의 논을 경각하고 있으며 14가구는 소작농이다.
▲고진영씨=분명히 신 면장과 이용 군 산림과장의 봐준다는 다짐을 받고 벼를 털어 냈는데 결국 송치돼 배신당한 느낌이다.
▲신세권 면장=봐주려고 한 것이 송치돼 거짓말이 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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