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붐비는 연말시장·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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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공무원들과 일반 회사원들이 20일을 전후해서 봉급과 연말「보너스」를 받게되자 지금까지 한산하던「크리스마스」와 연말경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금년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장보다는 백화점 경기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류파동의 원인만은 아니겠지만 손님들은 양말·「넥타이」·설탕·「스타킹」등 2천원 미만의 실용적인 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는 상인들의 말이다.
시장·백화점 등을 돌아보며 비교적 부담이 적은 선물용 상품과 상품권 등을 알아본다.

<시장>
1천원∼3천원 정도의「메리야스」제 내의, T「샤쓰」, 여자용「스웨터」등이 많이 나가며 1천원∼1천5백원 정도의 아동복이 인기가 있다.
내의도 많이 팔리는 편인데「엑슬란」등 화학사 제품보다 순모나 면제품을 많이 찾는다.「머플러」, 털모자,「앨범」, 과일류 등도 인기. 의류제품 판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점은 여자용품이 많이 나간다는 것.
금년의 시장경기에 대해 남대문 시장 안에서 각종「스웨터」「샤쓰」등을 팔고있는 삼경상회(남창동 31 대도「아케이드」19호)주인 이태래씨(32)는『작년의 절반 밖에 안팔린다. 대개 1천원∼3천원짜리의 비교적 소액상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 같은 시장 안에 있는 중앙상가에서 양품점인「난제리」상점(남창동 64)을 하고있는 고옥순씨(55)는『매장이 작년 이때의 절반도 안된다. 아마 손님들이 모두 백화점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
◇상품권
연간 매장의 약25%를 차지하며 연말 경기의 왕자로 군림하고 있는 상품권은 금액 표시 상품권의 경우 대개 1천원, 2천원, 3천원, 5천원, 1만원, 2만원권 등 6개 종류로 나뉜다. 종래 선물권으로 불리던 물품표시 상품권은 2천원∼5천원 가량 되는 설탕, 조미료, 양말,「넥타이」, 내의,「코피」, 보온병, 아동복, 완구류 등이 인기가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금년 판매목표는 12월 한달에 72년의 2백15%인 20억9천4백만원. 지난 19일 현재 신세계는 목표의 12%를 초과 판매했다고.
금년 12월의 상품권 판매목표는 10억8천만원. 이중 금액표시 상품권이 45%, 물품 표시 상품권이 55%이다. 액면별 판매계획을 보면 1만원권이 33%, 5천원·2만원권이 각각 20%정도, 나머지 1천원·2천원·3천원권이 27%.
이 결과를 보면 금액표시 상품권은 고액권이 많이 팔리는데 반해 물품표시 상품권은 소액권이 잘나간다.
유류파동, 물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일부 백화점의 연말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심리작용으로 상품이 품귀되기전에 미리 사두겠다는「가수요현상」도 작용하고 있다고 신세계 판매과 안인혁씨는 말했다.
백화점에서 서민들이 즐겨 사는 품목을 살펴보면-
▲1천원 미만=양말·「스타킹」·「넥타이」·인형·엿·지갑 등 10여종 ▲1천원∼2천원=김·설탕·조미료·주류·찬합·면내의·완구·만년필·가정용 식기·과자·비누와「타월·세트」(예식장에서 답례품을 폐지한 후 특히 인기라고) ▲2천원∼3천원=고급장갑·구두·화장품·편물·방석「커버」·보온 주전자·아동용 잠바·과일·「라디오」·꿀·식기 ▲5천원 이상=가방·모포·「코피·세트」·FM「라디오」·불고기판·「라이스·박스」·잠바·「코트」·법주·청자·백자 모조품 등이 있으나 5천원 이상의 고액상품의 매기는 매우 한산하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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