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위협」잊지 말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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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종필 국무총리는『최근 일부 유신이념이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극단적인 표현으로 학생·노동자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운동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19일 저녁 대한상의 전경련 무협 중소기협 등 민간경제 4단체가「타워·호텔」에서 공동 주최한『총리 및 경제각료초청 만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40분간에 걸친 연설을 통해『우리는 현재 여러 면으로 어려운 시점에 처해 있으며 인내와 상호 이해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최근 국내사태에 언급하면서 중공내의 북경. 상해. 청도 등지에서 한국학생·종교인등의 움직임에 대해 지지「데모」를 벌이고 있으며 김일성은 북한의 노농적위대에 보낸 격려사에서『인민군과 노농적위대의 훈련을 끝냈으며 무력통일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하고『일부 환상적인 이론을 펴는 사람들은 북한의 위협을 잊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의 김 총리 연설요지는 다음과 같다.
▲ 최근의 사회동향에 대해=최근 박대통령에 대해서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 동안 이룩해 놓은 경제 건설의 성과만 보아도 이 같은 비방은 잘못이다.
후세가 잘 살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런 분을 모시고 노력하자는 데 무슨 다른 논리가 필요하겠는가.
유신정신은 공산주의자들이 어떤 형식으로 도전해 와도 이를 물리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데 근본 정신이 있다.
▲한일협력의 비판에 대해=한일간의 경협 협력을「경제원조」「대·일 예속」이라 하면서 문제화시키려는 일이 있으나 상호이익을 위한 경제협력은 있을지언정 치욕적인 원조를 받은 일은 없다. 기업인들도 한·일 경제협력의 본질을 언론 등에 해명하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
▲경제전망에 대해=유류를 중심한「에너지」파동의 향배가 관건이 될 것인데 현재로서 유류 문제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나 유류파동이 완화된다 해도 그 가격의 앙등, 만성적인 자원부족과 이에 따른 자원「인플레」현상, 경제 대국들의 경기조정으로 국제경기는 하강하고「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의 물가고)현상이 만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 속에서도 가능한 높은 성장을 계속 추구하겠으며 정부로서는 내외경제정세에 맞추어 융통성과 신축성 있는 정책을 펴겠다.
물가정책은 행정지도와 병행하여 자유시장 가격기능이 갖는 장점을 최대로 살릴 것이나 일부 공산품 가격인상 조정의 파급효과를 줄이도록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해야 한다.
원자재확보가 내년도 물가안정을 위한 주과제라고 들고 자원 수입을 자유화하겠다.
▲노사문제=소득격차 즉 빈부의 차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업계에서 이를 올바르게 인식, 정당한 주장은 받아들여야 하며 기업인의 자숙이 필요하나 경제적인 힘을 축적해야 할 시점에 이를「나누어 먹자」는 식의 주장도 옳지 않으므로 이를 이해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런 사실이 충분히 이해가 안되면 기업인 여러분이 증오를 받을 것이며 나아가 반정부적이 될 우려도 있으므로 우리가 난관을 극복할 시점에 있다는 점을 이해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찬회에는 정부측에서 김 총리를 비롯, 태완선 경제기획원 장관, 김동조 외무, 남덕우 재무, 정조영 농수산, 장례준 상공, 이낙선 건설, 김신 교통 등 각 부장관과 김성환 한은총재가 참석했으며 민간 단체에서는 김성곤 대한상의 회장, 김용완 전경련회장, 박충훈 무협회장, 김봉재 중소기업 회장과 2백50여명의 기업체대표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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