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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싶어도 진학길없는 직업청소년들 충북도내에 야간 중·고교가 없다|교육도시인 청주시에|고등공민학교 하나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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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주=충북특별취재반 김영휘·이기영 기자}『고학생들에게 배우고 싶어도 학교가 없다』-. 충북도내에 중·고교야간부가 단 하나도 없어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하려는 직업 청소년·소녀들의 진학길이 막혀있다. 인구 1백50만여명의 충북의 중·고교수는 중학교 1백개교(남82·여18)와 고등학교44개교(남29·여15)로 이들은 모두 주간학교. 그러나 똑바른 야간학교가 하나도 없어 이 가운데 직장을 가진 청소년·소녀들은 그나마 청주시내의 단 하나뿐인 청신고등공민학교와 몇몇 교회의 대학생들로부터 야간에 틈틈이 중·고교 교과과정을 배우고 있는 실정이다.
올 봄 세광중학교를 졸업한 김중내 군(17) 은 청주상고에서 사환으로 일하면서 야간고교가 없어 진학을 포기했다. 김 군은『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 5명이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청에 근무하는 김옥영 양(17) 은『야간중학교가 생겨 공부를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BBS충북지부 김성필 씨(40)에 따르면 야간학교진학을 상의해오는 학생이 한해에 30여명이나 된다는 것.
김 씨는 지난 62년 부터 야간교육을 위한 회관건립기금모금운동을 하고있으나 기금이 마련되지 않아 공부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가르치지 못한다고 안타까와 했다,
그나마 야간교육을 받으려는 학생들은 도내에서 인가 받은 유일한 야간중등교육시설인 청신고등공민학교와 대학생들이 있는 교회로 몰리고 있다.
청신고등공민학교에는 현재 1백80여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는데 이중 반 가량이 직장에 다닌다고 밝혔다.
6년 전부터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 청소년들을 모아 대학생회원들이 무료로 가르치는 청주시 서문동 서남교회에는 25명의 학생이 중학교과정을 밟고있다.
교사 이형동 군(22·충북대 영어교육과4년)은『낮에 관공서나 공장에서 일하면서 밤에 공부한 학생들이 매년 3∼4명씩 고교에 진학하고있다』고 흐뭇해했다. 청신고등공민학교 서도섭 교장은 야간부 지망학생이 없는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적고 학비가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지적,
『당국은 공립 중·고교에 싼 학비로 공부할 수 있는 야간부를 빨리 병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위는 중화학공업육성에 필요한 기능공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청주공고에 야간부 6학급을 신설키로 했으나 인문계고교와 중학교 야간부지망생은 진학의 길이 풀리지 못하고있다.
충북도교위 학무국장 기룡환 씨(51)는『도내에 공장 또는 기업체가 적어 각 지방별로 야간부를 지망하는 직업청소년으로는 1학급을 만들 수도 없어 경영상 야간부 중·고교를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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