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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2030년엔 경제 빅3 … 중산층 6억 명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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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재 (중국·일본에 이어) 아시아 3대 경제대국인 인도는 2030년께면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비슈누 프라카시(57) 주한 인도 대사는 “인도는 현재 구매력이 있는 2억 명의 중산층이 있는데 2030년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6억 명의 중산층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중산층이 많은 인도는 전자제품·통신장비·인프라·조선 등의 분야에서 엄청난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고도 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영연구센터(CEBR)는 최근 지난해 기준 세계 11위인 인도 경제가 15년 뒤인 2028년이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로 도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15~18일)을 앞두고 지난 10일 서울 한남동 인도대사관에서 프라카시 대사를 인터뷰했다. 박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 순방국으로 인도를 선택한 것은 인도의 잠재력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한국·인도의 경제 협력은.

 “인도의 도로·공항·발전소 등 인프라 투자 규모는 한 해 2000억 달러(약 210조원)에 이른다. 인도에서 삼성전자는 한 달에 30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팔고, 현대자동차는 매월 65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며, 두산중공업은 1만㎿ 발전소를 짓고 있다. 포스코는 한국 기업으로는 가장 큰돈(120억 달러)을 투자해 인도에 제철소를 설립하려 한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소프트웨어 강국인 인도는 상호보완적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 기업이 인도라는 엄청난 시장의 잠재력을 잘 활용했으면 한다.”

 - 양국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성과는.

 “2010년 1월 CEPA 발효 이후 2년 만에 두 나라의 교역은 70% 급증했다(2009년 121억 달러에서 2011년 205억 달러).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서 CEPA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어서 교역 증가 추세는 확대될 전망이다. 두 나라 교역은 2015년 400억 달러로 2011년의 배가 될 전망이다.”

 -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도의 활동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인도는 평화적 남북 통일을 지지한다.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반도는 비핵화 지대가 돼야 한다. 인도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비난했고, 한국과 국제사회를 향한 도발을 멈춰야 한다고 북한 정부에 요청해 왔다. 평양 주재 인도 대사와는 전통문을 통해 한반도 상황에 대해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

 - 박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서 안보 협력 논의는.

 “한국 방위사업청과 인도 방위연구개발기구(DRDO)는 세 차례 회의를 통해 무기 공동 생산과 수출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양국은 테러와 해적 퇴치, 재난 구조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유엔 평화유지군(PKO)에 적극 참여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 중국의 부상이 아시아에 위협인가.

 “중국의 부상은 세계가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중국이 세계에 위협이 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중국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세계는 인도와 중국의 열망과 비전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고 말했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인도와 중국은 라이벌이 아니다. 차이점이 있으나 극복 가능하다.”

 - 북한 도발 등 한국이 직면한 도전 대응은.

 “한국은 1962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85달러에서 50년 만인 2012년 2만3679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놀랄 만한 성장을 보인 국가다. 이는 한국인들이 열심히 일했고 지도자들이 현명하게 정책을 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인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은 어떤 난관이 닥쳐도 슬기롭게 극복할 것으로 확신한다.”

 - 인도 여성 외교관 알몸 수색 논란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교역국이다. 미국에는 300만 명의 인도인이 살고 있고 10만 명 이상의 인도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에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다. 인도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엄청나게 노력해 왔다. 미 경찰의 인도 여성 외교관 알몸 수색 논란은 인도인에게는 자존심을 건드린 사안으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친한 친구라도 100% 의견 일치는 힘들듯이 인도·미국 관계도 다소간의 이견이 존재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인도와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

글=정재홍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비슈누 프라카시 주한 인도 대사는=1981년 인도 외무부에 들어간 뒤 도쿄·이슬라마바드·카이로 근무를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와 중국 상하이 총영사, 외무부 대변인을 역임했다. 2012년 1월 주한 인도 대사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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