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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암과 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암의 발생은 육류의 소비와 비례한다. 자연발생 암이 육식으로 초래된다는 사실은 동물실험으로 확인된바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암 발생율이 치솟는다는 사실도 전혀 새롭지 않다. 남「아프리카」의「보아」인이나 구주인이게는 암이 많은데 원주민에게는 거의 없다. 전자는 육식인종이고 후자는 채식인종이다.』
H·M·「세르톤」박사의 유명한 논문「식생활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의 일부분이다.
인류최대의 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암이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지를 규명하려는 숱한 노력이 있어왔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방사선이나 화학물질(발암물질)에 의한 자극으로 무서운 암이 초래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학자는「바이러스」가 암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떻든 영국의「포트」박사가 2백여년 전 굴뚝청소부의 피복에서 제멋대로 자라는 악성 종양(암)을 확인한 이래 인류의 끈질긴 공격에도 불구하고 암은 지금껏 그 악마적인 신비의 탈을 벗지 않고 있다.
단지 암세포는 정상적으로 분열하는 우리 몸의 세포와는 달라 맹목적인 분열로 급속히 그리고 무제한으로 증식, 기관을 파괴함으로써 결국 죽음으로 치닫게 하는 철저한 무정부주의자임이 밝혀졌을 뿐이다.
이렇듯 암의 정체나 그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알지 못하나 그 소지(또는 소인)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저「칼로리」식 혹은 감식이 암의 발생이나 진전을 억제한다』는 세계 암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를 얻고 있다.
다른 문명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체액이 산성화로 기울어질대 그 바탕 위에서 암이 악의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문명국일수록 암이 사인의 제1위나 2위를「마크」하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대기오염의 증가, 식물 첨가물의 격증, 식품 생산을 위한 화학비료나 농약의 사용량 증가, 각종 의약품이나 도료, 화학섬유류,「플라스틱」제품의 증가, 그리고 교통기관 및「오토메이션」화에 따른 운동량의 부족 등 인간의 외적 환경의 변화는 근대문명의 발달에 따라 눈부실 정도이다.
여기에다 식생활의 윤택화 및 동물성 식품 섭취의 증가라는 내적 환김의 변화는 모두 우리 체액의 산성화를 재촉, 암이 뿌리를 뻗을 소지를 마련해주고 있다.
세계적인 장수촌「운자」지방 주민에게는 암 이환율이 극히 적은데 이는 현대문명과 떨어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섭취「칼로리」의 제한도가 암 억제도에 비례한다는 사실은 이미 실험으로 입증되었다. 만성「칼로리」부족의 동물의 경우 여러 조직이 변화를 일으키긴 하지만 보통 식군에 비교해서 퇴행성변화는 오히려 적고 또 긴 수명을 누린다는 실험보고가 있다.
과식으로 체중이 무거운 사람은 체중이 가벼운 사람에 비해 암으로 죽기 쉽다는 보고도 있다.
결국 지나치게 많이 먹는 식사버릇, 육식·백미식·흰설탕의 과식, 너무 짠 음식이나 자극물의 과잉섭취,「칼슘」부족,「비타민」A B1 B2 K의 부족, 지방의 과잉섭취, 식사시간의 불규칙(특히 심야의 식사) 등으로 체액이 산성쪽으로 기울어진 소지에 암이 뿌리를 내린다는 결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는 없다.
이러한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를 음미하면서「암」이라는 한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에 대한 인간의 눈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금도 다른 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암」은 지나치게 먹어서 혹은 바르지 못한 식생활 때문에(입구자가 3개나 들어있다) 사람의 힘으로 무너뜨릴 수 없는 종양(산)을 형성, 치명상을 입히는 질병이라는 뜻이다. <김영치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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