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교회의 나침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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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성서 연구가 「웨버」박사 강연>
세계기독교 교회협의회(WCC)의 성서 연구 부장인 「한스·웨버」박사(50)가 17일 한국 「크리스천·아카데미」 초청으로 내한했다.
세계적 성서학자의 한 사람으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 온 그는 전국적인 성서 연구 운동 지도자들의 훈련을 위해 수원사회교육원에서 18일부터 23일까지 강의하기로 돼 있다.
기독교의 성서는 교파를 배경으로 한 신학적 차이로 봐서 보수파와 진보파로, 교회의 관심의 차이로 봐서 영혼 구원 전도와 교회 부조리 해결에 몸으로 참여하는 것 등 여러 가지 유형을 낳고 있다.
「한스·웨버」박사는 성서학자로서 진보적 관점을 보이고 있다.
『성서가 말하는 것이 오늘의 우리와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가를 찾아내는 것이 성서 연구의 참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
흔히들 「성서는 교회의 기초」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확한 말이 못된다는 얘기다. 『「예수·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릿돌이며 살아서 움직이는 이다』라는 원대적 성서의 가르침이 교회의 고착화·정지 상태를 탈피시킨다는 설명.
『때문에 성서는 교회에 대해 역사를 헤치고 나가는데 나침반이 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독교인 이건 비기독교인 이건간에 오늘을 사는 사람은 성서에서 읽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하면서 산다. 의학 기술·노사관계에서 빚어지는 파업, 정치적 변화 등에 대해 성서 연구가는 단순한 성서의 인용을 통해서 만이 아니라 「성서적 사고」에 의한 성서의 확장, 온몸의 행동을 하게 하는데 지침이 되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성서가 쓰인 과정으로 봐서 전승 중심, 당시 환경 중심, 복음 증거 중심이 별개로 나뉠 수 있으나 이들이 결합 된 연구는 성서 전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 그는『성서가 인간의 책』이기 때문에 교리적으로 엇갈린 얘기를 할 때도 있으나 전체를 보도록 노력하는 것이 그럴수록 성서 연구가에게 요구된다고도 했다.
『성서는 살기 위해 죽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려운 것이지만 시도해야 하는 것이며 성령이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면 노력을 통해 그것이 이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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