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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붉은 노을 수놓은 장관 … 가창오리의 군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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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라북도 고창, 2014. 1]

붉은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서산(西山). 일제히 날아오른 가창오리 떼가 하늘과 물을 가릅니다. 전북 고창 동림지에 찾아든 20여 만마리의 가창오리 떼가 군무를 펼치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평원지대에서 번식하는 가창오리는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지에서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보내는 철새입니다. 그중에 우리나라를 찾는 무리가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가창오리의 90% 이상이라고 합니다. 큰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가창오리는 야행성입니다. 낮에는 천적을 피해 담수호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해질 무렵 먹이터로 향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곡식 낟알 등을 밤새 먹기 위해 뭍으로 이동하는 단체비행이 우리가 보는 가창오리의 군무입니다. 물론 해뜰 녘에도 물가로 나가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습니다. 문득 생각 하나.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If you want to go fast,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떠오릅니다.

글=강정현 기자 사진=김도훈 대학생사진기자(후원:캐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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