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 학급에 「장」자리가 너무 많다|70명 정원에 평균30명-반장 단만 1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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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민학교에는 학급마다 장자리가 너무 많다. 반장·회장·부장에다 10명이 넘는「반장단」이란 것도 있다. 어느 학급의 경우에는 정원이 절반 가까이가 장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이들의 윗자리 사태는 자치력을 기르고 통솔력을 익히게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이 가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우월감과 명예욕을 조장하고 선출과 운영과정에서 거센 치맛바람이 작용, 동심을 멍들게 하고있다.
대부분 국민교의 경우 저학년(3학년) 이하 학급마다 남자반장·여자반장 등 2명씩의 반장이 있고 반장 밑에는 남녀별로 각각 2명씩의 부반장을 두고있다. 또 반장과는 별도로 남자회장·여자회장이 있고 어린이회와「클럽」활동조직에 따른 부장·부부장 등이 있다.
하급학년(3학년까지) 에는 학급에다 10명씩의 반장단, 그리고 분단장과 부분단장등 장 자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거기다 일부 학교에서는 상급 학년에서도 10명씩의 반장·부반장을 두는 학교도 있다.
어린이의 장자리 가운데는 회장 밑에 부회장2명, 어린이회 총무·문예·체육·사육재배·음악·미술·봉사·학술·미화·도서부 등 각 부마다 부장 1명과 부부장 2명 등 70명 정원 학급에 장 자리가 평균 30명이 넘는다.
이 같은 윗자리는 또 학기마다 새로 구성, 특정어린이의 선출문제를 놓고 학생보다 학부형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울 N국민학교의 경우 「반장단」을 두어 학급마다 10명씩을 임원으로 뽑아놓고 담임이 그때그때 지명, 학급의 운영을 맡기고 있는데 7개부에 부장1명, 부부장 2명으로 회장단 3명까지 34명에 이르고 있다. I국민학교 외 경우는 반장단 3명, 회장단3명, 분단장 및 부분단장 각5명, 7개 부의 부장 및 부부장 각1명씩으로 장 자리는 30명이다.
S국민학교 L교사는 『학급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최소한의 조직이 필요하고 책임자를 뽑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선출과정이나 운영이 교육적이어야 함은 물론이겠으나 학부형들의 쓸데없는 경쟁심 때문에 해치고있다』고 말했다.
K교의 P교사는 『사실상 담임의 학급운영방침에 따라 차이가 많지만 1년 내내 한번도 활동을 않는 부가 없는 것도 아니라』면서『너무 무질서하게 많은 부서를 두어 오히려 비능률적이고 잡음을 낳을 수 있는 요소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K씨는 『많은 부서나 자리를 만들어놓고 편애 또는 편견으로 특정어린이를 선출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치기 쉽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위 정상민 초등교육과장은 『학급운영상 여러 조직과 책임자가 있는 것은 필요하나 담임의 운영방식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담임 교사의 교육정신이 어디까지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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