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쇠붙이」가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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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람이 맨 처음 발견해 사용한 쇠붙이는 청동. 즉 구리 70%이상에 주석 30%미만을 합금한 것으로 철보다도 앞서는 시대에 속하기 때문에 현존 유물이 극히 적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런 아득한 옛 시대의 청동기로서 각 박물관이나 혹은 개인 소장으로 흩어져 있는 것을 3백여점 모아 「한국선사시대 청동기 특별전」을 마련했다(10월30일∼11월30일). 그중 과반수는 국립박물관 소장품이지만 숭전대나 그밖의 김동현씨, 호암 「컬렉션」등 중요 유물도 모두 선보여 이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처음 맞는 일괄 공개기회이다.
우리나라의 청동기시대는 기원전 5세기께부터 기원 전후에 이르는 시기로 보는게 통설이지만 학설에 따라서는 기원전 10세기까지 소급한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이에 앞서 순수한 동기시대가 있는 것이지만 순동으로 물러서 기물을 만들어 쓸 수도 없고 또 우리 나라에는 그 쇠붙이와 더불어 합금술이 서해에서 바로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서 청동기시대 유물분포는 평양일대의 대동강 하구지역, 대전과 익산을 잇는 금강하구 지역, 경주와 대구지역이 집중적이고 근년 전남 화순에서도 출토돼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이 시대는 봉토가 있는 고분이 아니어서 모두 우연하게 유물이 노출되고, 그래서 그것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져 버린 게 상례. 이번 기회에 여러 수장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보니 뜻밖에 이가 맞는 파편들도 생긴 정도이다.
역시 쇠붙이란 귀한 시대이므로 청동기는 무기로서 칼과 창류, 의기로서 방울과 방패형구 및 오식간두, 그밖에 거울 등이 있으며 청동기를 주조했던 곱돌제의 거푸집(용범)까지 곁들여 그 제작수법도 살펴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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