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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양적완화 연내 완전 종료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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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정책을 연내 완전히 종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적완화는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서 국채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비상조치다. 8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해 12월 Fed의 통화정책 결정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실어줬다.

 회의록에 따르면 양적완화 축소 규모를 경기 상황과 금융시장 상황에 연동시키자는 의견과 양적완화 축소 일정과 계획을 못박아야 한다는 의견이 격론을 벌였다. 특히 일부 위원은 1차 양적완화 축소 규모를 100억 달러보다 더 늘리자고 주장했다. 또 한편 이른 시일 안에 양적완화를 끝낼 수 있도록 앞으로는 축소 속도를 더 높이자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가 2014년 하반기까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완전히 종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여겼다”고 보도했다.

 양적완화 축소 속도가 빨라질 것임을 예고하는 또 다른 신호는 일자리 증가다. 미국 고용분석업체인 ADP는 지난해 12월 민간부문 고용이 23만8000명 늘어났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 20만 명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11월의 22만9000명도 웃도는 수치다. 당시 FOMC 회의에서 위원들이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서 가장 크게 고려했던 것이 11월 실업률이 7%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 상황 개선이었는데, 12월 고용지표는 한층 밝아진 것이다.

 WSJ는 “재닛 옐런(사진) 차기 의장은 취임 후 적어도 몇 달간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동의를 구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FOMC 회의에선 양적완화 축소가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안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깊이 있게 다뤘다. 이 역시 Fed가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주식시장을 비롯한 현재의 금융시장에 버블이 끼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몇몇 참석자는 일부 소형주 주가가 너무 오른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록에선 연준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사실상의 제로금리(0~0.25%)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일각에선 아예 실업률 목표치를 현재의 6.5%에서 더 낮추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연준은 실업률이 목표치에 도달한 뒤에도 한동안 기준금리를 현재의 제로금리로 유지할 계획이어서 실업률 목표치를 낮추자는 주장은 그만큼 제로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자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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