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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 정립 위한 백년대계-「문예중흥 5개년 계획」의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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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는 19일 제l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1974∼1978년)을 발표했다. 총 규모 2백50억원의 이 제1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은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민족문화를 창조하여 문화중흥을 이룩하는데 그 기조를 두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 같은 기조아래 ①올바른 민족사관을 정립하고 새로운 민족예술을 창조하며 ②예술의 생활화로 국민의 문학수준을 크게 향상시키고 ③국제교류의 적극화로 문화 한국의 국위를 선양하는 데에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의 목표를 둠도 명백히 했다.
이 같은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은 일찌기 정부가 내세운바 없었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의 의미에서 기억될 만한 것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비롯한 식량증산 계획이나 수출증대 등의 계획에서 「5개년 계획」을 들어왔던 국민들에게는 특히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의 의미는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경제 제일주의, 모든 국가목표의 표준을 물량적 축적·경제적 부에만 의존하는 것 같은 인상이 정부정책의 근본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에 「문예중흥」의 정책입안은 정부의 새로운 면목으로도 해석된다.
정부의 「제2경제」「문예진흥 장기계획」과 같은 문화예술의 개화를 위한 관심이 민족의 문화유산 보전과 국민정신 생활의 풍요화의 필요를 인식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의 확정은 큰 진전이랄 수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74년부터 5년간의 1차5개년 계획기간에 문예중흥의 기반구축에 역점을 두고 ①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철저한 기초 조사로 민족문화의 체계를 정립하며 ②민족의 위대성을 선양하는 예술창작을 중점 지원하며 ③대중문화를 정화시켜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기로 되었다.
5개년 계획의 투자규모는 전통문화 개발 사업에 60%인 1백50억원, 예술진흥에 24%인 60억원, 대중문화 창달에 16%인 40억원이다.
5개년 계획에 소요되는 자금 2백50억원 가운데 정부예산은 전체의 71%인 1백77억원이며 민간투자는 29%인 73억원이다.
연도별 투자는 74년에 45억6천만원, 75년에 55억원, 76년에 46억원, 77년에 49억원, 78년 54억원이다.
이 가운데 정부예산은 현 년도의 예산수준을 상회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반회계에서 42억원, 문화재 관리 특별 회계에서 67억원, 관광 종합개발 계획에 의한 경제개발 특별회계에서 68억원을 투입, 문화예술 분야사업을 5개년 계획의 목표에 따라 재조정, 추진한다는 것이다.
민간투자 중 영화진흥 사업에 드는 32억원은 영화진흥 기금에서, 출판진흥 사업 중 1억5천만 원은 출판금고에서 부담하며 문화예술 창작 연구지원에 쓰일 39억원은 「문화예술 진흥기금」으로 충당하는데 이 진흥기금은 공연장의 모금으로 그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공연장 모금은 지난 7월11일부터 이미 실시돼 현재 1억2천만원이 적립됐는데 연간 8억8천만원, 기간 중 51억9천만원의 자금이 조달될 수 있다고 보고 매년 2억을 적립하고 나머지 6, 7억원은 투자할 계획이다.
이런 투자로 전통문화의 개발·예술진흥·대중문화의 창달 등 세개의 대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전통문화 개발을 위해서 민족사관 정립과 전통예술·문화재 개발이 계획됐다.
먼저 민족사관 정립을 위해 전 10권의 「한국사상사」 집대성·교양국사 편찬·국학연구 자료집의 완간 등 민족사의 재정리·전국적인 고전 종합조사의 실시를 통한 종합목록·해제본의 간행과 「마이크로필름」수록·1백50종의 중요고전 완역·국역자 양성기관 육성이 이루어지며 연구자료 정리와 국제 「심포지엄」주최를 통한 한국학 개발 노력이 추진된다.
전통예술 보존 개발을 위해선 전통예술의 발굴 보존사업 추진·전통예능의 교육강화, 또 이의 현대화 사업추진이 계획됐고 문화재 개발을 위해선 전국적인 문화재 기초조사로 전통문화를 체계화하고 문화재를 정비개발, 퇴장·인멸되고있는 생활 민속 유산을 정비하며 보존 과학 연구소 설립 등 전공학생 훈련양성·문화재 보호운동을 통한 문화국민 교양이 계획됐다.
예술진흥 계획에는 문학분야에서 ⓛ새 한국인의 사상과 슬기를 작품화한 「신한국 문학전집」간행 ②현역문인의 소재 발굴 지원 ③진흥원에 작가기금을 설립, 창작비와 출판비를 장기 저리로 융자하며 고료를 현실화하고 미술분야에서 ⓛ민족기록화의 제작완성 ②우수작품의 구입 및 창작지원 ③미술인구 확대를 위한 공원·고속도로 등 야외 조각 제작 확충 ④지방상설 화랑을 도 단위에 1개소 이상 마련해 지원하며 화상의 국제진출을 돕는 것이 포함됐다.
음악분야에도 ①창작음악의 집중육성 ②국립「오페라」단·국립 합창단 등 국립극장 전속 단체의 인원·처우·공연활동을 강화 육성하며 ③대중가요의 정화·건전 가요의 제정 보급 운동을 펴며 연극분야에선 ⓛ민족 연극 운동에 따라 창작과 소인극 지원 ②「레퍼터리」 개발 ③연극무대의 연차적 확장 ④국립극단 육성과 연기인 양성소 운영 강화가 포함됐다. 또 대중문화 창달계획에는 민족영화의 제작·「시나리오」 금고설치를 통한 작품보조·「필름·라이브러리」 설치운영·현대적 종합「스튜디오」건립 등 영화진흥은 물론 출판을 장려, ⓛ출판금고의 기금을 연간 1억원씩 3년간 적립, 지원하며 이를 통해 도서 공급의 일원화체제를 확립, 양서보급에 나서며 국민 독서운동의 대대적 전개 등 출판시책이 포함됐다.
2백50억원의 일견 엄청난 예산은 그러나 「계획」이 솔직히 시인하듯이 현 년도의 예산을 상회하지 않는 범위에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커다란 사업의 성과를 기대케 하는 것은 못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공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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