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협조로 성공한 부산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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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부산 전국체육회가 성공적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부산체전실무진의 한 사람인 나로서는 경말 꿈같은 말이 아닐 수 없다.
개막 하루 전에 열린 입장식「리허설」때만해도 심장이 멈출 것 같은 당황을 숨길 수가 없었다.
침식을 거의 잊어가며 준비해온 입장식「리허설」이 시종 혼란으로 끝났으니 당황과 초조는 당연한 일-.
때마침 「리허설」을 무료 공개했기 때문에 2만여 시민이 밀려든 탓이기는 하나 선수단입장과 「매스·게임」의 순서가 뒤바뀌었는가 하면 선수와 관중들이 「그라운드」에서 뒤섞이는 등 우리로선 엄청난 사고가 잇따랐다.
그러나 막상 입장식을 펼쳐보니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우리로선 노력과 단합을 다해 심혈을 기울여온 「카드·섹션」도, 「매스·게임」도 그런 대로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여기에 각시·도 선수단의 질서정연한 행진 때문에 더욱 빛을 볼 수가 있었다.
물론 입장식 이후의 모든 경기에서도 큰 잘못 없이 진행되었다고 자부하고 싶다.
두말할 필요조차 없이 2백만 부산시민의 단결이 이번 체전을 더욱 빛내었음에 틀림없다.
이번 체전을 통해 부산시민들은 누구나 준비와 진행과정에서 협조했다는 점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전 공무원에서부터 학생들, 심지어는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체육대회를 결코 남의 일처럼 구경만으로 끝낸 것은 아니었다.
관공서는 관공서대로 선수제일주의로 행정력을 총동원했고 각종「서비스」업체는 「친절」을, 주부들은 청소에 역점을 두어 선수단을 맞이했을 뿐만 아니라 거리의 구두닦이에서부터 술집에 이르기까지 제값받기운동을 역설해 온지 벌써 6개월이나 되었다.
체육대회야말로, 특히 지방의 경우 벅찬 행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국민모두가 체전하나로 뭉쳐진다면 어느 시·도라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다고 확신하며 내년도 대구대회의 성공을 빌고싶다.【노우덕(부산체육회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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